구글의 대만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 인수가 임박했다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HTC는 21일 직원들과의 타운홀미팅을 연다. IT 전문기자인 에반 블라스는 내부 타운홀미팅 초대장을 인용해 해당 미팅에서 회사 매각과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날 대만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HTC는 20일(현지시간) “내일 중요한 발표를 기대하고 있으며, 주식거래를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IT 전문매체 애플데일리도 구글이 HTC의 휴대폰 사업을 3억3000만 달러(약 3741억원)에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구글과 HTC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구글이 HTC와 휴대폰 사업부 인수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HTC는 한때 세계에서 손꼽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였다. 하지만 애플과 삼성전자의 공세에 점점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어지면서 결국 매물 신세로 전락, 그간 휴대폰과 가상현실(VR) 사업부 매각을 검토해왔다.
구글이 만약 HTC를 최종 인수하게 된다면 하드웨어 사업 강화를 위한 세 번째 도전이 된다. 그러나 이전 두 번의 도전의 경우 비싼 값에 사들였다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만큼 HTC 인수설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구글은 2012년 당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제조사였던 모토로라 휴대폰 사업부를 125억 달러에 인수했다. 하지만 성과가 신통치 않자 인수한 지 3년도 안 돼 중국 레노버에 30억 달러 헐값에 팔아치웠다. 2014년에는 스마트 온도조절기 제조업체 네스트랩스를 32억 달러에 인수, 사물인터넷(IoT) 관련 사업의 주춧돌을 마련하려고 했으나 이 회사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네스트랩스의 토니 파델 설립자는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이번 도전은 이전과 다르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최근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 비서 등 스마트폰 기능이 점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긴밀함이 요구되고 있어 하드웨어 생산 통제가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모토로라 인수 때와 달리 현재 구글은 자체 스마트폰 브랜드인 픽셀을 가지고 있으며 HTC는 첫 픽셀폰을 만든 업체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은 “구글이 자체 생산업체를 확보함으로써 차기 픽셀폰은 물론 다른 스마트 기기 생산 전반에 대한 통제력을 키울 수 있게 됐으며 이는 곧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은 지난해 모토로라 CEO를 지낸 릭 오스텔로를 하드웨어 부문 총괄 책임자로 임명하며 하드웨어 사업부 강화에 나섰다. 같은 해 오스텔로가 이끄는 구글 하드웨어 사업부는 픽셀폰과 AI 스피커인 구글 홈 등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