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비리 의혹의 정점에 있는 하성용 전 대표<사진>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수천억 원대 분식회계를 주도하고 일감 몰아주기 대가로 협력업체 지분을 차명 보유한 혐의 등으로 하 전 대표를 긴급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이용일 부장검사)는 21일 오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사기·배임 △업무방해 △뇌물공여△배임수재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상법 위반 등 혐의로 하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이 회사 대표이사로 재직한 하 전 대표는 분식회계, 원가 부풀리기, 부정 채용, 협력업체 차명지분 보유 등 경영비리 전반에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전 대표는 협력업체 Y사 대표 위모씨에게 다른 협력업체를 세우게 하고 이 회사 지분을 차명 보유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위씨 등 사건 관계인들로부터 T사 실소유주가 하 전 대표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KAI가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 등을 군 당국에 납품하면서 전장 계통 부품 원가를 수출용보다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하 전 대표가 100억 원대 이상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또 KAI가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 이라크 공군 공항 건설 등 해외 사업 등과 관련해 수익을 회계기준에 맞지 않게 재무제표에 선반영하는 등 수천억 원대 규모의 분식회계를 한 정황도 파악했다.
이밖에 하 전 대표는 거액의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감사원 특별감사 결과, 하 전 대표 재임 기간 임직원 선물 용도로 52억 원 규모의 상품권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이 가운데 17억 원 규모의 용처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검찰이 KAI 수사와 관련해 청구한 영장 전체 6건 중에는 4건이 기각됐다. 특히 채용비리와 관련된 이모 KAI 경영지원본부장에 대한 영장 청구는 2차례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