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사과 조롱하는 시장...애플, 우울한 아이폰 10주년

입력 2017-09-24 14:48 수정 2017-09-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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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12일(현지시간) 아이폰 10주년 기념폰인 아이폰X(아이폰 텐)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애플이 12일(현지시간) 아이폰 10주년 기념폰인 아이폰X(아이폰 텐)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애플의 주가 하락이 멈추지 않는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하락했다. 20일까지 7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이 사이에 애플 주가는 5%나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인 애플의 부진이 올가을 시장 전체의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애플의 신제품 발매일에 매장마다 긴 대기 행렬이 늘어서는 게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졌다. 미국 언론들은 아이폰8 출시일을 맞은 22일, 일제히 기존 신형 아이폰 발매일에 비해 짧은 대기 행렬을 지적하며, 과거에는 신제품 출시가 무섭게 품귀현상이 빚어져 수 주에서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지금은 애플 홈페이지에서 주문하면 1~3일 안에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애플이 처음으로 중국을 아이폰 1차 출시국에 합류시켰는데, 22일부터 중국 전역의 매장에서 아이폰8 판매가 시작됐으나 과거와 같은 뜨거운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부 애플 스토어는 구매를 위한 장사진에 대비해 새치기를 막기 위한 철제 펜스를 설치하기도 했으나 평소와 같은 고객 방문에 펜스를 곧 철거해야 했다고.

애플 주가는 신형 아이폰 기대감에 지난 1일에는 상장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신제품 공개 이후에는 하락일로다. 22일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100일 이동평균(153달러) 아래로 마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건 분명히 불길한 징조”라고 지적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지수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은 8%로 최대다. 그런 만큼 애플이 나스닥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차트 분석을 다루는 맥클라렌 파이낸셜 퍼블리케이션의 톰 맥클라렌 대표는 “일반적으로 지수는 애플의 주가를 추종한다”며 시세 조정 조짐을 예견했다.

아이폰8의 저조한 출발과 함께 22일 출시 직전에 손목시계형 단말기 ‘애플 워치’ 신모델에서 통신 문제가 들통난 것도 애플 주식 매도를 자아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는 초대 아이폰 출시 10주년이라는 특수 요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프리미엄 기종인 ‘아이폰X(아이폰텐)’이 11월에 출시되기 때문이다.

OLED 디스플레이와 AI(인공 지능)에 의한 얼굴 인식 기능 등을 탑재한 아이폰X에 대한 기대는 크다. 아이폰8 구입을 보류한 이용자 대부분은 아이폰X을 구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QUICK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37명의 투자 의견을 보면 ‘매도’가 1곳, ‘매수’가 24곳으로 애플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모건스탠리의 케이티 휴버티 애널리스트는 기본가 999달러부터 시작되는 아이폰X의 가격에 대해, “아이폰의 평균 단가가 전 분기 대비 11% 올랐던 2015년 3분기 판매 대수는 37% 늘었다”며 “2018년 3분기 아이폰 판매 대수가 2억6200만 대로 2017년 9월 추정치에서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퍼제프리의 마이클 올슨 애널리스트는 내년 3분기 아이폰 판매 대수 중 33%를 아이폰X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8의 초기 판매 부진은 주가의 장기 상승을 위한 단기적 고통에 불과하다고 낙관했다.

애널리스트들의 목표 주가 평균은 176달러로 22일 종가를 16% 가량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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