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새 사장 10월 선임...문재인式 구조조정 시금석

입력 2017-09-27 07:59 수정 2017-09-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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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장 매각은 내년에...인력 감축 대신 임금 삭감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에 돌입할 예정인 금호타이어가 향후 문재인 정부식 기업 구조조정의 방향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으로 구조조정은 '일자리 창출' 기조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이해관계자 모두의 '고통 분담'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및 금융권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과 이한섭 금호타이어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임을 발표한다. 채권단은 추석 연휴가 끝나면 즉시 새 사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다.

재계 및 복수의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업 대표를 새로 선임하려면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40~50일이 소요된다"며 "금호타이어는 경영 공백을 피하기 선임 전 내정자가 경영을 먼저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박삼구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도 충실의무 차원에서 새 경영자가 올 때까지 잔존 업무를 맡을 수 있다. 사장 선임까지 대행 체제로 가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 내정자가 임시 주총 전 먼저 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경영진이 물러나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은 본격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착수한다. 채권단은 우선 삼일, 삼정, 한영 세 곳 중 한곳을 실사 자문단으로 선정한다. 약 2~3개월이 걸리는 실사 결과에 따라 신규자금 투입 여부 및 세부 방안이 결정된다.

이에 앞서 채권단은 1조3000억 원 규모의 국내 여신 만기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금융권에 잡힌 여신 규모는 3600억 원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600억 원은 상환할 계획이다. 금호그룹과 채권단이 함께 나머지 2000억 원에 대해 중국 금융권을 개별 접촉해 만기 연장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까지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발 채무가 없다면

출자전환과 감자 가능성은 낮다. 다만, 중국 금융권이 여신 만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투입할 수도 있다. 이 때 지원 분담액은 지분율에 근거해 산정하게 된다. 최근 구조조정 과정에서 시중은행들이 손실 분담을 꺼려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에서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은 노동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 정책이 '일자리 창출'이므로 대규모 인력 감축은 선택지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사무직과 생산직 노동자 모두 임금 삭감, 복지 축소 등 고통 분담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구조조정의 제1 원칙인 '고통 분담' 없이 금호타이어의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재계 및 구조조정 관계자는 "기업이 수익성을 확보해야 일자리가 유지된다"며 "구조조정 처음과 끝은 이해관계자의 손실분담"이라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 손실 원인으로 지목된 중국 공장(홍콩 법인)은 여러 대안을 놓고 검토 중이다. 박삼구 회장과 채권단 모두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는 베트남 공장은 매각하지 않는 것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홍콩 법인에서 중국 공장을 분리해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국 법인이 금호타이어 본사에 큰 부담이 안 될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어떤 조건으로 팔 것인지는 실사 후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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