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 대표 번화가를 중심으로 최근 푸드트럭 스타일의 외식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는 말레이시아 특유의 야외 푸드코트, 이른 바 ‘호커센터’ 외식 문화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가 보도했다.
오후 5시30분. 퇴근 시간 무렵 쿠알라룸푸르 대표 명소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인근 주차장에는 영업을 막 시작한 푸드트럭 주인들의 손길로 분주하다. 낮에는 주차장이었던 이 공간은 저녁이 되면 다채로운 음식이 준비된 ‘타팍 어반 스트리트 다이닝(Tapak Urban Street Dining·이하 타팍)’으로 변신해 행인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말레이시아 현지 음식은 물론 이탈리아에서부터 베트남, 한국, 일본, 멕시코 음식까지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판매해, 먹는 재미는 물론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푸드트럭에 대한 호응도 뜨겁다. 망고 음료를 파는 한 푸드트럭 사장은 “지역 주민은 물론 해외 관광객들도 푸드트럭을 찾는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평일에는 1000여 명, 주말에는 5000~6000명이 이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영업시간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다. 금요일에는 새벽 3시까지 영업을 하고, 주말에는 이보다 더 길게 오후 3시부터 새벽 3시까지 불을 밝히고 영업을 한다.
이 지역에 푸드트럭 문화가 활성화된 것은 규제완화가 계기가 됐다. 관광명소이다보니 이 지역 당국이 부지 사용 허가를 쉽게 내주지 않았고 허가 신청 절차도 복잡했다. 이곳에서 스파게티 푸드트럭을 운영 중인 30대 여성 사장은 지난해 친구 4명과 창업했지만 당국의 허가를 받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법으로 운영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시간적 여유를 두고 당국의 허가를 기다려 합법적으로 영업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타팍 영업업체로 명단에 이름을 올린 푸드트럭은 200여 개다. 하지만 이들 푸드트럭이 계속 영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팍 관계자는 “매일 밤 평균 28~30개의 푸드트럭이 여기서 사업을 시작한다”면서 출점 장소는 매출에 의해 결정되고 매출이 하루 이틀만 저조해도 다른 푸드트럭으로 교체된다고 전했다. 출점 비용으로는 하룻밤 80링깃의 비용이 든다. 타팍은 푸드트럭 주인들에게 경영 관련 워크숍이나 자문 등을 제공하면서 이들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 관계자는 “타팍의 라이벌도 등장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타팍의 푸드트럭들이 계속 영업을 이어갈 수 있느냐다. 그러나 대부분 오랫동안 영업을 하지 못한다”면서 “푸드트럭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미래가 될 것이며 운영 측면에서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