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국감’ 올해는 사라질까…“무분별한 기업인 소환ㆍ자료제출 요구 않겠다”

입력 2017-09-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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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기업인 증인 채택 지양 꼭 필요한 경우만 CEO 출석”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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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당과 야당이 다음 달 12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 준비 태세를 본격화하면서 ‘갑질국감’의 구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국감을 앞두고 기업 총수 등 무더기 증인 채택으로 논란이 일자 정무위원회 등은 ‘무분별한 기업인 소환’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당도 기업인 군기 잡기, 반말·비속어 사용,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묻지마 자료 제출을 줄이는 ‘바른 국감’을 다짐했다.

27일 국회에 따르면 각 상임위원회는 이번 주 들어 추석 연휴 이후 곧바로 진행될 국감에 대비해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하기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야가 이번 국감 목표를 각각 ‘적폐청산’과 ‘현 정부 점검’으로 내걸면서 대규모의 기관증인 채택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 증인·참고인 채택은 다소 신중한 분위기다.

28일 최종적으로 일반인 증인 명단을 확정 짓기로 한 정무위에서는 무분별한 민간기업인 증인 채택을 지양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실 관계자는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 명단 조율 과정에서 출석 대상자 수를 줄이고 다툼 없이 최종 명단을 확정하고자 기업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최고경영자(CEO)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미흡한 부분은 종합 국감에서 총수 출석을 요구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이 정무위원장은 19일 정무위원들과 소관 기관장들에게 “추석 연휴에 스스로 자료 요청을 자제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법제사법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도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각각 기관증인 315명과 135명을 채택했지만 일반인 증인·참고인 출석 여부는 위원장과 간사 간 협의 이후 결정하기로 보류했다. 국방위원회는 기관증인일지라도 논란이 되는 정의용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올해 국감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자칫 결론 없이 정쟁으로만 치달을 수 있다는 판단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한발 물러서 이같이 합의한 것이다.

각 정당에서도 ‘갑질국감’ 행태를 벗어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19대 국회에서 재벌회장 대신 내용을 잘 아는 전문경영인을 국감 증인으로 부르겠다는 여야 합의 원칙을 확실히 지키겠다”며 “공무원이 감당 못할 정도의 묻지마 자료요구를 지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도 “그동안 야당의 고질적 병폐였던 갑질, 막말, 분풀이 국감을 하지 않는 ‘바른국감’을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인 군기 잡기 △민간인 소환 남발 △피감기관에 대한 갑질 △반말이나 비속어 사용 등을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묻지마 증인채택’을 제도적으로 막는 방안도 추진된다.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은 최근 증인채택 관련 위원회의 심사과정과 의결과정이 더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증인채택 소위원회를 두도록 하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국감 때마다 되풀이되는 증인채택 남용을 막으려면 소위원회를 통해 증인을 신청하는 위원과 사유가 공개되고 표결결과 등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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