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박스권 상단이라 생각됐던 1140원을 한달 열흘만에 돌파했다. 우선 밤사이 자넷 옐런 미국 연준(Fed) 의장이 연내 추가금리인상을 시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 분위기를 보였기 때문이다.
전날부터 이어진 외국인의 원화 주식·채권 매도자금이 환율시장에 유입된 것도 환율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그간 원·달러 상승을 저지했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은 생각만큼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을 받았지만 수급에 의해 장이 좌우됐다고 전했다. 긴 추석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숏(달러 매도) 포지션이 부담스러운데다 네고물량도 많이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분기말과 긴 추석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네고물량이 관건이지만 1140원에 안착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원·달러는 1138.0원에 출발한 가운데 시초가가 장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다만 장중 변동폭은 전일에 이어 3.0원에 그쳤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7.4/1137.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3원 오른바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75%(0.07%) 하락한 2372.57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2823억11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양방향 다 물량이 나왔다. 수급에 의해 움직인 하루였다. 옐런 발언으로 연내 미 연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전일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매도했던 자금이 나오며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1140원대에서는 연휴를 앞두고 네고물량이 있었다”며 “장막판 상승 역시 물량이 나온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가 상승하는 분위기지만 분기말을 앞두고 네고물량도 상당할 듯 싶다. 연휴를 앞둔 상황에서 1140원선에서 박스권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관건은 네고물량이었는데 그간 꽤 소화된 듯 싶다. 생각보다 네고물량이 많지 않았다”며 “장중 수급으로 봐서는 프랍 트레이딩은 없어 보였고 대부분 물량처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긴 연휴를 앞두고 있다. 과거 경험상 긴 연휴동안 사건이 많았다는 점에서 숏이 부담스럽다. 연휴를 앞둔 이틀동안 1140원에 안착하는 흐름을 보일듯하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36엔(0.32%) 오른 112.61엔을, 유로·달러는 0.0001달러(0.01%) 떨어진 1.1766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