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 '패닉장' 외인에 빰맞고 신인석 위원에 할퀴고

입력 2017-09-2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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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3년 금리 2년4개월만 최고, 장단기금리차 6년2개월만 최대..20-10년스플 역전

채권시장이 패닉장을 연출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년4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국고채 10년물까지 2년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장단기 금리차(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국고채 3년물간 금리차 기준)도 6년2개월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20년물과 10년물간 스프레드도 역전되면서 9년만에 최대역전폭을 허용했다. 다만 명목 국고채 10년물과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BEI는 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일에 이어 외국인이 대량매도에 나선데다 장후반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한은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기준금리가 실질중립금리 수준보다 낮다. 통화정책은 완화적”이라고 언급한 것이 직격탄을 날렸다. 그렇잖아도 전일 자넷 옐런 미국 연준(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던 때였다. 옐런 의장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고려하더라도 점진적 금리인상이 적절한 정책이라고 언급하면서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패닉장이었다고 평가했다. 현선물 저평이 크게 확대되면서 있음직한 차익거래도 없었다고 전했다. 심리가 훼손되면서 당분간 매수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오늘밤 미국채가 강세를 보이고 긴 연휴를 앞둔 캐리성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잠시 약세장을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27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1년물이 3.0bp 오른 1.537%로 1월3일(1.537%) 이후 최고치였다. 통안2년물도 3.9bp 올라 1.798%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11월25일(1.81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고3년물은 5.5bp 상승한 1.887%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5월19일(1.903%) 이후 최고치다. 국고5년물도 6.7bp 오르며 2.087%를 보였다. 2015년 7월14일(2.092%) 이후 가장 높았다. 국고10년물 또한 5.0bp 상승해 2.360%로 거래를 마쳤다. 2015년 8월7일(2.410%) 이후 최고치다.

국고20년물은 2.8bp 오른 2.356%를, 국고30년물은 3.6bp 올라 2.363%를, 국고50년물은 4.1bp 상승한 2.368%를 기록했다. 국고10년 물가채 16-5는 0.5bp 오른 1.450%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기준금리(1.25%)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63.7bp로 2011년 8월1일(65bp) 이후 6년2개월만 최대치를 경신했다. 10-3년 스프레드는 0.5bp 좁혀진 47.3bp로 6월28일(46.7bp) 이후 최저치였다. 20-10년간 스프레드 역시 2.2bp 줄며 0.4bp 역전됐다. 이는 2008년 9월23일 -1bp 이후 9년만에 최대 역전폭이다.

반면 국고3년물과 통안1년물간 금리차는 2.5bp 확대된 35.0bp로 지난달 10일(35.0bp)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스프레드인 BEI는 4.5bp 오른 91.0bp로 3월17일(92.4bp) 이후 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전장대비 22틱 하락한 108.58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5월7일(108.53) 이후 2년4개월만에 최저치다.

장중저점은 108.55로 역시 2015년 5월7일(108.45) 이후 가장 낮았다. 장중고점은 108.78이었다. 장중변동폭은 23틱으로 지난달 25일(49틱) 이후 한달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결제는 1463계약 늘어난 20만375계약을 보였다. 거래량도 3만1680계약 증가한 16만8926계약이었다. 이는 3월16일(16만9062계약) 이래 최대치다. 회전율도 0.84회로 지난해 11월15일(1.00회) 이후 최대치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만4680계약 순매도했다. 외인은 전일에도 1만3661계약 순매도한 바 있다. 이는 지난달 10일 1만7444계약 순매도 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반면 금융투자가 5154계약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대응했다. 투신도 4140계약 순매수하며 나흘연속 매수했다. 은행이 2205계약, 연기금등이 1622계약, 보험이 1311계약씩 각각 순매수했다. 연기금의 오늘 순매수 규모는 작년 3월10일 2489계약 순매수 이후 1년6개월만 일별 최대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80틱 급락한 122.72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5년 7월21일(122.50) 이후 2년2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마감가가 장중 최저가를 기록한 가운데 장중기록으로는 2015년 8월6일(122.59)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장중고가는 123.49였다. 장중변동폭은 77틱으로 4월7일(82틱)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미결제는 117계약 감소한 8만2003계약(원월물 63계약 포함)을, 거래량도 6957계약 줄어든 7만2544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88회였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082계약 순매도해 9거래일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는 6월30일부터 7월12일까지 9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최장 순매도다. 은행도 2420계약 순매도했다. 전일 3825계약 순매도에 이어 이틀째 매도세를 이어간 것이다.

반면 금융투자가 3778계약 순매수해 7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는 6월30일부터 7월12일까지 기록한 9거래일연속 순매수 이후 최장 매수 기록이다. 투신도 939계약 순매수하며 6거래일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9월1일부터 12일까지 8거래일연속 순매수이후 최장 매수기록이다.

외국인과 금융투자의 10년 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각각 4757계약과 2만4465계약이다. 이는 각각 3월21일(745계약 순매수) 이후 최저와 3월17일(2만8716계약 순매수) 최대치로 대조를 이뤘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의 경우 저평 26틱을, 10년 선물의 경우 저평 51틱을 각각 기록했다.

▲국채선물 일중 차트. 위는 3년 선물 아래는 10년 선물(삼성선물)
▲국채선물 일중 차트. 위는 3년 선물 아래는 10년 선물(삼성선물)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전일 외국인의 현선물 대량 매도에 대한 부담감으로 약세 출발한 가운데 외인의 대규모 매도가 늘었다. 장후반엔 신인석 위원의 발언이 알려지며 금리는 상승폭을 확대했고 패닉분위기로 마무리됐다”며 “외국인의 추가매도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캐리 수요도 없다. 금리가 상단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상승이 가능해 보인다”고 전했다.

은행권의 한 채권딜러는 “칠레 중앙은행이다 노르웨이다 템플턴이다 등 설이 많은 가운데 전일 대량매도했던 외국인이 오늘도 5년물로 매물을 내놨다. 장막판엔 신인석 위원의 멘트도 영향을 줘 매도가 쏠렸다. 현선물 저평이 크게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매도차익거래를 해보려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공포심리까지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초반해도 캐리수요에 주목하는 분위기였는데 심리가 무너졌다. 대북 지정학적 리스크도 있어 당분간 매수심리가 살아날 것 같지 않다”며 “그나마 오늘밤 미국채 시장이 강세를 보여주고 내일 장후반이나 금요일쯤 분기말을 노린 캐리수요가 유입된다면 약세장을 저지할 재료 정도로 작용할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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