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인하 압박…삼성화재·동양생명 등 올초 20% 먼저 인상

입력 2017-09-2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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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실손의료보험 ‘손보기’에 나선 가운데 올 초 보험료를 올린 일부 보험사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

28일 생명·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롯데손보(32.8%), KB손보(26.1%), 메리츠화재(25.6%), 삼성화재(24.8%), 동양생명(21.7%) 등의 실손보험료 인상률(직전 연도 말 대비, 담보 전체 합계 기준)이 20%를 웃돌며 작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상폭이 작년과 같거나 낮은 현대해상(26.9%), 흥국화재(21.1%), 동부화재(24.8%) 등도 20% 넘게 보험료를 올렸다.

각 협회에 공시된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올해 1분기에 판매됐던 상품을 기준으로 책정한 수치다. 4월 실손보험이 ‘기본형+3개 특약’ 구조로 개편되기 이전의 상품에 대한 것이다.

최근 정부의 실손보험료 인하 의지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는 만큼 일찌감치 보험료를 인상한 보험사가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6월 국정자문기획위원회를 통해 실손보험료 조정폭을 기존 35%에서 25%로 낮추겠다고 발표하면서 실손보험 개편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나왔고 이로 인해 실손보험료 인하 여론이 거세졌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은 실손보험료 감리도 실시했다. 삼성·한화생명 등 12개 보험사는 과다 산출된 보험료 약 213억 원을 환급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금융당국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따른 실손보험 손해율 하락 효과 등을 검토해 내년 상반기에 보험료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조만간 ‘공-사보험 정책협의체’도 구성될 예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실손보험료 인하와 함께 비급여 의료비 관리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보험사들은 정부 정책 추진에 눈치만 보는 분위기다. A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를 내리라고 하는 마당에 올해 1분기와 같은 보험료 인상은 당분간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B보험사 관계자 역시 “상품 개정에 정부 압박까지 더해져 실손보험 운영이 어렵다”면서 “내년에 실손보험료 인상률 공시 데이터가 모두 ‘0%’로 나올 수도 있는 게 그냥 허튼소리만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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