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는 28일 베인캐피털이 주도하는 한미일 연합과 반도체 메모리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매각 금액은 약 2조 엔으로 지분은 도시바와 호야(HOYA) 등 일본 기업이 의결권 기준으로 50%를 확보하기로 했다. 도시바는 10월 24일 열리는 임시 주주 총회에서 이에 대한 주주들의 승인을 구할 예정이다.
한미일 연합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도시바메모리를 인수한다. 도시바와 호야, 베인캐피털 3사가 SPC의 보통주를 취득해 의결권 전부를 확보한다. SK하이닉스와 애플 등 정보기술(IT) 대기업, 도시바의 주거래 은행은 전환사채 및 의결권 없는 우선주, 융자 형태로 SPC에 자금을 지원한다.
이로써 약 9개월에 걸친 도시바메모리 인수전이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도시바 입장에서는 미국 원전 자회사에서 발생한 거액의 손실로 휘청거리는 회사 경영 정상화에 첫발을 내딛게 된 셈이다.
다만 도시바와 파트너 관계에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메모리 매각 금지를 요구하며 국제중재재판소에 제소한 상태다.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와 일본정책투자은행은 WD와의 분쟁이 종결되면 도시바메모리에 자본 참여할 방침이다. 또한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한 후 도시바가 합의하면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 의결권의 15%를 얻을 수 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7일 이사회에서 3950억 엔을 의결권 확보에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도시바는 상장 폐지 기준이 되는 2개 분기 연속 자본 잠식을 피하기 위해 내년 3월 말까지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앞으로, 각국 독점금지 당국의 심사를 받게 되며, 장기간에 걸친 중국 당국의 심사가 기한 내에 끝날지 여부와 WD와의 분쟁의 향방이 향후 초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