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건설사 대표들은 모처럼 맞이한 ‘추석 가을방학’에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국내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 부진을 겪으며 국내 주택 시장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사상 최장의 추석 명절 연휴를 맞은 가운데 대부분의 CEO들이 국내에 머물려 남은 하반기 사업 구상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인 반포1단지 수주를 따내고 맞은 이번 추석 연휴에 국내에서 가족들과 머물며 머리를 식히는 시간을 가진다. 정 사장은 명절마다 해외 출장이 잦았지만 올해 설날부터 연달아 명절을 국내에서 보내게 된다.
아쉽게 반포1단지를 놓친 GS건설의 임병용 사장도 이번 추석 연휴는 국내에서 머물 예정이다.
GS건설과 송파구 미성ㆍ크로바 아파트 시공권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 롯데건설 하석주 대표이사도 마찬가지로 특별한 외부 일정 없이 이번 연휴를 보내기로 했다.
지난 여름 휴가철에는 해외 출장 강행군을 펼쳤던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도 이번 연휴에는 가족들과 조용히 보낼 예정이며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연휴 기간에 특별한 공식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이외에 대우건설 송문선 사장, 대림산업 강영국 대표이사, SK건설 조기행 부회장, 포스코건설 한찬건 사장, 현대엔지니어링 성상록 사장 등 국내 10대 건설사의 대표들이 국내에 머물며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거나 사업구상을 짜며 이번 연휴를 보내기로 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10대 건설사 대표들이 긴 연휴 기간 해외 일정을 잡지 않고 국내에만 머무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형 건설사들이 국내 주택 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건설사는 최근 2~3년간 국내 주택시장 호황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며 좋은 실적을 거뒀다. 게다가 반포주공1단지에 이어 미성ㆍ현대ㆍ신현대ㆍ한양아파트 등이 있는 총사업비 45조 원 규모의 압구정 재건축 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반면 올해 해외 신규수주 실적은 부진을 겪으면서 국내와 해외의 매출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건설업계가 3분기가 지났지만 여전히 200억 달러 수주를 기록하는 데에 그쳐 10년 내 최저였던 지난해(281억9193만 달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의 초점이 해외에서 국내 주택 시장으로 옮겨 가는 추세였다”며 “10월로 예정된 정부의 새로운 부동산 대책과 여러 수주전 등을 대비하기 좋게 CEO들이 국내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