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달 베트남 테크콤뱅크로부터 자회사인 테크콤파이낸스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총 인수 금액은 약 875억 원이다.
테크콤파이낸스사는 테크콤뱅크가 지분 100%를 가진 소비자금융 회사로 신용카드, 할부금융, 소비자대출 등의 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금융시장이 파이낸스사의 신규 인허가가 제한적인 상황인 만큼 테크콤파이낸스를 인수해 현지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을 세웠다.
테크콤파이낸스는 현재 신용카드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테크콤뱅크는 2015년에 회사를 인수한 이후 부실자산 정리에 주력했다. 롯데카드는 2002년 동양카드 인수 후 단기간에 중견 신용카드사로 도약한 노하우가 있는 만큼 안정적인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2009년 현지 대표사무소를 통해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을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인수 작업을 진행했다.
롯데카드는 금융위원회에 해외투자 신고, 베트남 중앙은행의 파이낸스사 지분 인수 심사 등을 마치면 국내 카드사 중 최초로 베트남 신용카드 라이선스를 취득하게 된다. 최종 절차가 마무리되면 1년 내에 현지인 대상 신용카드 발급, 할부금융, 소비자대출 업무 등을 개시할 예정이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추후 현지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리아, 롯데호텔, 롯데시네마, 롯데멤버스 등)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조기에 파이낸스 사업을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도 같은 달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대표 사무소 설립 인가를 받았다. KB국민카드는 향후 할부금융과 신용카드업 영위가 가능한 ‘종합여신전문금융기관’ 형태로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미얀마가 외국기업에 대해 신용카드 및 결제 서비스 시장 문호를 개방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해 시장 여건과 규제 상황에 맞게 단계별로 진출할 방침이다.
외국기업에 대한 시장 개방이 결정되는 시점에 맞춰 대표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해 자동차와 휴대전화 등 소비재 할부금융을 시작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할부금융 등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얀마 시장에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로 현지 신용카드 시장 공략에 나설 전략을 세우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도 금융사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분위기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열린 해외 금융감독당국 초청세미나에서 “금융회사 해외진출은 어느 일방의 이익추구가 아닌 양국 금융시장 상호발전을 위한 윈윈전략”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별화된 해외진출 전략을 추진하고, 핀테크 등을 활용한 우리의 금융혁신을 현지시장에 효율적으로 접목해 새로운 수익창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