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9월 한국 수출 ‘서프라이즈’…추석 앞두고 밀어내기 효과?

입력 2017-10-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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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상 최초로 월간 수출 90억 달러 돌파

(표=산업통상자원부)
(표=산업통상자원부)
지난달 한국 수출이 작년 같은 달보다 35%나 증가해 역대 최대 ‘깜짝 실적’을 올렸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6년 이후 61년 만에 사상 최대 월간 수출액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51억3000만 달러로 작년 9월보다 35% 늘었다. 이는 1956년 수출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61년 만에 사상 최대 월간 수출기록이다. 통계 작성 이래 일평균 수출도 23억5000만 달러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9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늘어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아울러 35%는 2011년 1월(44.7%) 이후 6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월간 수출 증가율이다.

월 단위로 따져보면 11개월 연속 증가이며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에 해당된다.

9월 깜짝 성적표가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당장 이달부터 황금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부족이 예상된다. 지난 달 수출이 서프라이즈 실적을 보인 것은 추석을 앞두고 공장을 멈추는 일정을 감안해 기업들이 밀어내기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9월 갤럭시노트7이 단종되는 등 수출 감소(-6.0%)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부 측은 “9월 조업일수가 2.5일 증가했고, 10월 초 추석 황금연휴에 대비해 통관을 미리 한 것 등도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업부는 “전년도 수출 감소율을 현저히 상회하는 증가율을 기록해 기저효과 이상으로 월간 수출이 반등했으며, 일평균 수출도 사상 최대를 기록해 조업일수 증가와 무관하게 월간 사상 최대 수출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3대 주력품목 중 차부품(-6.4%), 가전(-15.6%), 무선통신기기(-15.9%)를 제외하고는 철강, 반도체, 석유화학 등 10개 품목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는 등 품목별로 고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반도체 9월 수출액은 96억9000만 달러로 2개월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반도체 세부 품목 중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10억1000만 달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5억4000만 달러, 멀티칩패키지(MCP) 24억8000만 달러 등을 기록하는 등 각각 56.2%, 42.7%, 58.9% 증가해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산업부 측은 “지난해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오른데다 신형 스마트폰 본격 출시 등 수요 확대 요인도 많아서 지난 달에 이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재차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실적은 사상 최초로 월간 수출 90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12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다.

이 때문에 “한국 경제가 반도체(수출) 하나로 버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를 수출 통계에서 제외할 경우 9월 수출 증가율은 29.3%로 나타났다.

철강 9월 수출액(46억7000만 달러)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다만, 해외생산 확대와 최종재 판매 부진, 가격경쟁 심화에 따른 단가하락, 기저효과 등으로 무선통신기기, 가전, 차부품 3개 품목의 수출은 줄어들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선진국과 신흥시장에서 모두 수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 특징이다.

수출증감률은 △베트남(69.4%) △중남미(65.2%) △아세안(44.8%) △CIS(41.6%) △미국(28.9%) △중국(23.4%) △EU(23.0%) △인도(22.3%) △일본(16.0%) △중동(8.6%) 등이다.

아세안(91억1000만 달러)과 베트남(47억4000만 달러)으로의 수출이 사상 최대였고, 대(對)인도 수출(22.3%↑)은 9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지역별 수출 비중은 올 들어 1월부터 9월까지 아세안이 16.5%로 전년 동기대비 1.5%p 늘어났다. 인도(2.3%→2.8%), CIS(1.4%→1.7%)도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났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 보복 논란에도 대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23.4% 증가하며 2014년 4월 이후 41개월 만에 11개월 연속 증가 기록을 세웠다.

대 미국 무역수지 흑자는 농산물, 액화석유가스(LPG), 반도체 제조용 장비, 자동차, 항공기 및 부품 수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일반기계, 석유제품 등 수출 증가 영향으로 전년동기대비 8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다만, 올 1월부터 현재까지 추세상 대미(對美) 흑자 감소세는 유지하고 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올 들어 9월까지 136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3.9% 감소했다.

산업부는 깜짝 수출 실적에도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 연준(FRB) 보유자산 축소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환율 변동성 확대 △조업일수 감소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해 이달 부터는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북핵 위기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9월 수출이 통계 작성 이래 61년만에 사상 최대 월간 수출실적과 사상 최대 일평균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증가세가 이어진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어 백 장관은 “4분기부터는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관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수출이 단순히 양적 성장에서 머무르지 않고 일자리 창출이나 중소기업 성장 등으로 국내 경제에 균형있게 확산될 수 있도록 수출구조 혁신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에 전략적ㆍ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수출의 국내경제 기여도 제고를 위해 4가지 수출지원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대ㆍ중소기업이 균형있게 상생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수출생태계를 조성하고, 수출 품목의 고도화ㆍ다변화를 통한 수출 부가가치와 고용 효과를 제고하는 동시에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수출구조를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수출 지원체계를 수출 실적 위주에서 일자리 중심으로 전면 개편 등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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