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분리·독립 투표를 앞두고 유럽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주민투표를 하려는 카탈루냐 분리독립 지지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스페인 정부 사이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일 바르셀로나에서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주도로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가 2315개의 투표소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이번 주민투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고 불법으로 규정했다. 투표용지를 압수하고 경찰을 배치해 투표 시행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의 투표소 출입을 막으려는 학부모들이 학교를 점령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대변인 조르디 푸룰은 투표소 대부분이 학교 내에 있다고 설명했다.
카탈루냐 정부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하려고 유권자 등록을 한 주민은 530만 명 이상이다. 이들은 ‘카탈루냐가 공화국 형식의 독립국가가 되길 원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게 된다.
유럽 전역도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투표 결과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주민투표에서 카탈루냐 분리독립 찬성이 우세하면 분리독립을 희망하는 다른 지역들을 부추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주장하는 스코틀랜드가 대표적이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스페인이 카탈루냐 독립을 반대하는 것은 적법하다”면서도 “민족 자결권 역시 중요한 국제 기준이며 이것이 카탈루냐와 다른 모든 곳에서 존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는 코르시카 섬 등으로부터 낮은 수준의 분리독립 요구를 받고 있다.
대다수의 유럽 지도자는 카탈루냐 분리독립이나 자치정부를 강하게 압박하는 라호이 총리에 대해 지지나 반대 등 어느 쪽으의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도 “주민투표는 스페인 내정과 관련된 일로 EU는 스페인의 헌법적 질서를 존중한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