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혐의’ 인도네시아 여성 용의자 옷에서도 VX 부산물 나와

입력 2017-10-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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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 AP/연합뉴스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인 도안 티 흐엉. A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 용의자인 인도네시아 여성의 옷에서도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의 부산물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보도했다.

5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김정남 살해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와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에 대한 4일 차 공판을 진행했다.

보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 측 화학자 라자 수브라마니암은 이날 공판에서 범행 당시 아이샤가 입고 있던 민소매 티셔츠에서 VX 신경작용제의 부산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라자는 VX 신경작용제가 물과 반응하면 분해되면서 검출 가능한 부산물을 남긴다면서 손에 묻은 VX 신경작용제는 씻어서 완전히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두 용의자 중 한 사람에게 VX 신경작용제와의 연관성을 증명한 최초의 증거이다.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한 의사 모하마드 샤 마흐무드는 “김정남의 사인은 급성 VX 신경작용제 중독”이라고 증언했다. 그는 “VX 신경작용제가 김정남의 몸에 들어온 방식을 규명하기는 어렵지만 고인의 눈과 얼굴에 VX 신경작용제에 노출된 흔적이 있으며 특히 눈을 통해 혈류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은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국적 여성 2명의 공격을 받고 나서 사망했다. 당시 공항 CCTV 영상에는 용의자 중 한 사람인 흐엉이 김정남 뒤로 다가가 얼굴을 만진 장면이 담겼다. 말레이시아 정부 관리들은 용의자들이 북한의 지시를 받아 김정남을 VX 신경작용제에 노출시켰다고 말해왔다. VX 신경작용제는 유엔에 의해 대량파괴무기로 명명된 치명적인 화학무기다.

재판은 11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5일에는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하는 과정에서 VX 신경작용제를 발견한 화학 전문가가 증언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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