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북미 지역에 제2 본사 건립 계획을 밝히자 본사가 있는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지역이 울상을 짓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이 제2 본사 건립 계획을 밝히자 시애틀의 부동산 시장이 시름에 빠졌다. 그간 아마존 덕에 시애틀의 부동산 시장이 큰 덕을 보며 성장했기 때문이다. 부동산전문업체인 그린스트리트의 데이브 브래그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의 성장은 일반적으로 시애틀에 집중되어 왔다”며 “이제는 조정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제2 본사 건립을 발표한 뒤 그린스트리트는 보고서에서 2018~2021년 시애틀의 사무실 가격 상승률을 당초보다 1.5%포인트 낮췄다. 보고서는 가까운 장래에 아파트, 사무실 등 부동산 성장이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 측은 새 본사 건립이 시애틀 지역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린스트리트의 보고서는 “아마존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팽배하다”고 진단했다.
시애틀은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한 부동산 시장이었다. 2010년 이후 상업 부지의 지가는 약 3배 뛰었다. 아마존은 2010년 이후 시애틀에서 만들어진 일자리의 3분의 1을 책임졌다. 작년 말 기준으로 시애틀에서 아마존 직원은 약 4만 명이 일하고 있다. 2010년에는 4000명이 일하고 있었다. 이러한 성장은 지역 경제 전반에 걸쳐 주택 가격 상승, 임대료 상승 등 부동산 시장의 주요 증가에 이바지했다. 브래그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은 시애틀의 성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마존은 지난달 제2 본사 건설에 총 50억 달러(약 5조6375억원)를 투입할 예정이며 본사를 통해 최대 5만 명을 고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시애틀 본사와 동등한 거점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수 만개의 고임금 일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의 최종 부지 선정은 내년에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