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통안채 2년물부터 국고채 5년물까지가 상대적으로 약해 금리가 2년5개월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일드커브도 역 버터플라이를 연출했다.
긴 추석연휴기간 미국채 금리가 상승한데다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중심으로 대량매도에 나선 영향이 컸다. 특히 외국인은 10년 선물 시장에서 12거래일연속 순매도하며 역대 최장 순매도기록을 경신했다. 관심을 모았던 국고채 입찰이 부진했던 것도 약세장의 원인이 됐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위험자산선호에 따라 외국인이 주식매수 채권매도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긴 연휴를 앞두고 포지션을 비웠던 국내기관 역시 서둘러 매수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외인 움직임을 봐가며 저가매수 시점을 타진할 것으로 봤다.
국고10년물도 3.9bp 오른 2.418%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5년 7월31일 2.428% 이후 2년2개월만에 최고치다. 국고10년 물가채 16-5도 4.0bp 상승한 1.500%로 8월14일 1.512% 이후 2개월만에 처음으로 1.50%대로 올라섰다.
한국은행 기준금리(1.25%)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68.8bp까지 확대됐다. 10-3년 스프레드는 1.1bp 축소된 48.0bp를 나타냈다.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BEI는 0.1bp 하락한 91.8bp를 보였다.
미결제는 1292계약 감소한 19만2769계약을 보였고, 거래량은 6454계약 증가한 9만8791계약이었다. 회전율은 0.51회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1만6721계약 순매도하며 5거래일째 매도세를 지속했다. 이는 또 8월10일 1만7444계약 순매도 이후 2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다.
반면 은행이 1만4738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이는 지난해 11월10일 1만5003계약 순매수 이후 11개월만에 일별 최대 순매수 규모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43틱 떨어진 122.42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고점은 122.81, 저점은 122.30이었다. 장중변동폭은 51틱을 기록했다.
미결제는 2507계약 증가한 8만9256계약(원월물 63계약 포함)을, 거래량은 1550계약 감소한 4만8829계약을 보였다. 회전율은 0.55회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이 3148계약 순매도했다. 이는 12거래일연속 순매도로 2010년말 국채선물 재상장 이후 역대 최장 순매도기록이다. 직전 최장 순매도는 2013년 5월14일부터 29일까지 기록한 11거래일 연속 순매도였다.
반면 금융투자가 2419계약 순매수로 대응했다. 이 또한 10거래일연속 순매수로 역대 최장기록인 2012년 10월10일부터 24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이후 5년만에 최장 매수 기록이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는 3년 선물의 경우 1877계약으로 8월24일 -1만2426계약 이후 2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10년 선물의 경우 -2176계약으로 3월15일 -5547계약 이후 7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현선물 이론가는 3년 선물이 저평 12틱을, 10년 선물이 저평 14틱을 나타냈다.
기획재정부가 실시한 국고채 5년물 입찰은 부진했다. 1조3500억원 규모로 실시된 입찰에서 예정액 전액이 낙찰됐지만 응찰액은 불과 3조9230억원에 그쳤다. 응찰률은 290.6%로 2011년 2월 252.5% 이후 6년8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가중평균 낙찰금리도 2.135%로 민평금리보다 5.8bp 가량 높았다. 응찰금리는 2.110%에서 2.150%였으며, 부분낙찰률은 21.2%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실시한 통안채 91일물 입찰도 부진했다. 오전에 실시된 통안채 182일물 입찰에서는 예정액 5000억원이 모두 낙찰됐다. 응찰액은 7700억원으로 응찰률 154.0%였다. 이는 6월19일 입찰에서 기록한 211.4% 이후 4개월만에 최고치다. 시장유통수익률 기준 낙찰수익률은 1.41%며, 부분낙찰은 없었다.
1조2000억원 규모로 실시된 통안채 91일물 입찰에서는 1조1200억원이 낙찰되는데 그쳤다. 응찰액도 1조1300억원을 응찰률은 94.2%에 머물렀다. 이는 1월9일 기록한 95.5%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이다. 낙찰수익률은 1.31%며, 부분낙찰은 없었다.
그는 이어 “선네고가 끝나는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장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엔 악재가 우위지만 절대금리 메리트도 부각되고 있어 당분간 레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또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연휴기간 중 미국채가 오른 만큼 원화채권 금리도 오른 것 같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큰 폭으로 매수한 반면 채권을 매도하는 전형적인 안전자산 선호 패턴을 연출했다”며 “연휴전 포지션을 뉴트럴하게 맞춰놓은 국내기관 입장에서도 굳이 장을 받칠 의사가 없었듯 싶다. 적극적으로 매매에 나서지 않았고 증권사 역시 일부 캐리 수요를 제외하고는 포지션을 과하게 가져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늘까지 휴가자도 많았던데다 내일 통안2년 신규물 입찰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굳이 2년 부근 물건을 서둘러 매수할 이유도 없었다. 국고5년물 입찰 부진도 한몫했다”며 “휴일이 길었기 때문에 일단 장이 밀리는 상황을 보면서 저가매수 타이밍을 잡을 듯 하다. 다만 외인이 매도하는 시장에서 서둘러 매수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중 추가로 5bp 정도 더 약해지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금리반락을 노려보는 정도가 되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