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으로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한다. 황창규 KT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각각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사업자와의 미팅 일정이 겹쳐 이번 국감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통 3사 CEO가 직접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선 사례는 드물었다. 매년 국감 때마다 이통3사 CEO는 증인명단에 단골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통사들은 사유서를 내고 관행처럼 마케팅 담당 임원을 대리 출석시켰다.
하지만 올해는 SK텔레콤이 업계 1위 사업자인 만큼 통신비 인하와 관련해 그동안 쌓인 오해를 적극적으로 풀기 위해 CEO가 직접 나서기로 한 것. 이통사를 통신비 인하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만큼 정치권에서 기업 수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격적인 법안 발의와 강도높은 발언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이슈로 불거지면서 통신사가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러한 사회적 공분을 소통으로 해소하고자 국감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당시 CEO 였던 하성민 사장이 국감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이번 국감에선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안에 따르면 보편요금제는 월 2만 원대 요금에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3GB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텔레콤이 데이터 1.2GB를 월 3만9600원에 제공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이통사들은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이통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하락하고 요금 설계에 대한 자율권이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통신비 인하의 대안으로 떠오른 단말기 완전자급제 역시 국감의 주요 쟁점이다. 현재 국회에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각각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을 발의했는데 두 법안 모두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직접 판매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야외 설전이 치열했지만 이통사가 직접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박 사장이 그동안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만큼 이 제도를 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다시 한번 강조할 가능성도 있다. 통신 서비스와 단말기(휴대폰) 판매를 완전히 분리하는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국내 통신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한 만큼 이동통신사, 제조사, 유통매장 등 관련 업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다. 이해당사자 간 실효성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 이번 국감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