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지역에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와인으로 유명한 나파밸리 지역에 불길이 번지면서 500억 달러(약 56조6850억원) 규모의 미국 와인산업이 타격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밤 나파밸리 인근 칼리스토가에서 시작된 산불은 17곳으로 번졌다. 이로 인해 8개 카운티 전역에서 약 11만5000에이커 부지가 불에 탔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병원으로 호송됐으며 최소 15명이 사망했다. 소방 당국은 실종 인원도 있는데다 아직 피해가 집계되지 않은 곳이 있어 사망자와 부상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형 산불로 인해 주택과 리조트 등을 포함한 2000개의 기반시설이 파괴되거나 피해를 봤으며 나파 카운티 등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역에서 약 2만 명의 지역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이번 산불과 관련해 주요 재난지역으로 선포,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지역의 복구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을 명령했다.
대규모 산불로 나파와 소노마 등 와인 생산으로 유명한 지역이 피해를 보게 되면서 미국 와인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방당국이 고온건조한 날씨와 바람으로 산불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현재 포도 재배 지역이 얼마나 피해를 봤는지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고 있다. 다만 현재 475개가 넘는 와이너리(양조장)가 산불 피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쿼츠에 따르면 와인산업은 캘리포니아 지역 경제에 약 130억 달러를 기여, 미국 전체 경제에는 500억 달러 정도를 기여한다. 이 산업에만 종사하는 사람만 4만6000명에 달한다. 쿼츠는 이 지역의 포도 수확이 약 90% 정도 진행돼 당장의 와인 생산에 피해는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재배지역이 불타면서 내년부터 와인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