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 ‘늑장감사’ 논란

입력 2017-10-11 11:34 수정 2017-10-1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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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산업硏 전 원장 부패 의혹에 퇴직 후 감사 착수…감사결과도 ‘기관 주의’ 등 솜방망이 처분

산업통상자원부가 산하 공공기관장의 도 넘은 부정부패 행각을 접수하고도 ‘늑장 감사’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기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었지만, 그마저도 대부분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다.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해 5월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패션산업연구원 김 모 전 원장의 부패신고 사건을 이첩받았다.

김 전 원장에게 제기된 부정부패 의혹을 살펴보면 우선 업무용 공용차량과 법인카드를 주말이나 공휴일에 사적 용도로 쓴 것으로 지적됐다.

연구원 전략기획팀의 단기 인력을 뽑을 때도 원장이 추천한 사람으로 멋대로 채용하고 계약기간도 두 차례나 부정 연장한 의혹이 제기됐다. 또 보증금, 임대료 없이 연구원 시설인 기업지원센터를 한 업체가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는 특혜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출장에 가서는 동행한 지인의 숙박비를 법인카드로 결제했으며 원장 본인의 유급휴가도 부하직원이 규정을 고쳐서 열흘을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산업부가 권익위로부터 이 사건을 이첩받고도 7개월이 지난 작년 12월에야 감사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산업부가 감사반을 투입해 부패 의혹 등에 대한 사실 여부 조사에 나섰을 땐 이미 김 전 원장이 임기만료로 퇴직하고 난 이후라 김 원장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가 불가능했다. 늑장 감사마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관련자 퇴직 처분 불가’,‘수사기관 수사중’,‘기관주의’ 등 하나 마나 한 조치를 취하는 데 그쳤다.

패션산업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기관장의 직원 폭행,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수차례 국가인권위원회와 권익위의 조사 대상이 됐던 곳이다. 자생력이 낮아 해마다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100억 원가량의 운영비와 사업비를 보조받는 열악한 재정 상황에도 이사회 이사의 수(20명)는 전체 직원(50명)의 40%나 된다.

김 의원은 “산업부의 늑장 대응으로기관 감사를 나간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면서 “이 정도면 산업부 감사실의 직무유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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