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바꿀 한국의 6대 기술]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개발…태양광, 주류 에너지로 점프

입력 2017-10-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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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개발 주도…공정단가 낮고 에너지 전환 효율 높아

▲한화그룹 직원들이 복지시설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한화그룹 직원들이 복지시설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무한 청정에너지원인 태양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만들면 어떨까?”

1950년대부터 미래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던 태양광 에너지는 기존 화석연료·원자력 발전을 밀어내고 ‘주류’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약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태양광 에너지는 ‘효율’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태양광 에너지의 주류 에너지원 편입은 좌절되는 것인가. 그렇진 않다. 그동안 태양광 업계를 끌어온 것은 실리콘계 태양전지다. 실리콘계 태양전지의 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다.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한 태양전지는 일반 가정에서 태양전지로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차도 충전하는 일상이 가능케 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6월 일본 홋카이도 치토세시에서 28MW급 태양광 발전소의 초기 가압·시운전에 착수했다. 사진은 치토세 태양광 발전소 현장. 사진제공=한전
▲한국전력공사는 6월 일본 홋카이도 치토세시에서 28MW급 태양광 발전소의 초기 가압·시운전에 착수했다. 사진은 치토세 태양광 발전소 현장. 사진제공=한전

페로브스카이트는 값싼 유기물과 무기물을 결합한 독특한 유·무기 하이브리드 결정구조를 지닌 물질이다. 이 물질을 태양전지의 박막에 사용하면 공정단가가 낮고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가 만들어진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본격적으로 개발된 지 약 1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광전 변환 효율이 22% 이상으로 기존 실리콘 단결정계 태양전지 수준의 높은 효율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기술을 이끌고 있는 것은 국내 연구진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한국화학연구원은 차세대 태양전지의 효율을 22.1%까지 높이며 조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이 연구는 6월 세계 최고 효율의 ‘무·유기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실렸다.

또한 페로브스카이트를 태양전지에 적용한 한국인 교수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보분석 서비스 기업인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는 지난달 가까운 장래에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선정한 연구자 22명의 ‘노벨 클래스’ 명단에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를 올려놓았다.

박 교수팀은 2012년 효율이 9.7%이며 500시간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해 학계에 보고하며,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세계적 연구 열풍을 일으켰다. 한 해에 관련 논문만 1000~2000여 편이 나올 정도다.

다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상용화되고, 전통적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신해 태양광 발전 산업을 이끌기까지는 많은 장벽이 있다. 이미 전 세계 태양광 산업 자체가 실리콘 태양전지 방식으로 수 십 년간 발전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이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2015년 기준 시장 규모가 1199억 달러(약 136조7000억 원)에 달한다. 관련 업체들도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발전소의 계열화에 따라 이미 태양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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