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지난 4일(현지시간) 공개한 AI 스피커 ‘구글홈 미니’가 주변 소리를 무분별하게 녹음해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11일 미국 경제방송 CNBC는 구글의 AI 스피커 구글홈 미니가 무작위로 소리를 녹음해 구글 본사에 전송할 가능성이 있다고 IT 전문매체 안드로이드 폴리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구글홈 미니를 비롯한 대다수의 AI 스피커는 특정한 ‘웨이크 워드’를 들으면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구글홈 미니는 사용자가 “헤이 구글”“오케이 구글”이라 말하면 작동한다. 이후 활성화된 스피커를 향해 사용자가 명령하면 음성을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기기가 이에 맞는 답변을 내놓는다.
사용자가 직접 기기의 버튼을 누르고 음성 명령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구글홈 미니는 사용자가 기기 상단을 터치하면 음성을 인식하도록 작동한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구글홈 미니는 사용자의 터치로 활성화해도 겉으로 티가 나지 않아 작동 여부를 알 수 없다. 작동 상태일 때 기기에 불이 들어오는 표시 기능이 없어서다. 또한 기기 상단이 천으로 덮여 있어 터치식 버튼이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자신도 모르게 기기 상단을 건드리거나 다른 사람이 구글홈 미니를 활성화해도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구글 본사로 음성 데이터가 전송될 수 있는 것이다.
구글 측은 문제를 인정하고 이를 보완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글홈 미니의 일부 제품에서 터치 메커니즘이 잘못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이를 바로잡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홈 미니는 아직 정식 판매되고 있지 않으며 미국 내 공식 판매는 19일부터이다.
안드로이드 폴리스는 “구글은 ‘일부 제품’이라고 말했지만 이미 사람들은 AI 스피커가 자신의 허락 없이 정보를 전송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으며 구글이 수집하는 정보의 양보다 두 배 더 많이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