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이제는 글로벌 경쟁시대]웹소설 英·美 유료연재 ‘래디시’ …실리콘밸리서 엔젤투자 21억

입력 2017-10-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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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스히어로’ 인도 선불폰 잔액확인…‘알테아’ 말레이시아에 국내 화장품 역직구

벤처투자, 엔젤투자 등이 활성화되면서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매일 새롭게 생겨나고 사라지는 시장에서 정확한 스타트업 개수조차 파악되지 않을 정도다.

이에 더 이상 먹거리가 없다고 판단되는 국내 시장 대신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아예 창업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한 스타트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과거 스타트업들은 해외에 진출하더라도 미국과 일본 등 대규모 국가를 중심으로 확장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제는 중국이나 동남아 시장, 남미, 아프리카 등 다양한 미개척 국가를 공략하며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들은 현지 시장에 특화된 아이템을 기획해 언어 최적화 등을 거쳐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도 시장을 겨냥해 서비스를 하고 있는 ‘밸런스히어로’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5년 3월에 설립된 밸런스히어로는 인도에서 선불폰 잔액 확인 서비스 ‘트루밸런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요금제는 무제한이 있지만 인도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90% 이상이 미리 결제를 하고 그 금액만큼만 사용하는 방식이다. 밸런스히어로는 인도 소비자들이 통화나 데이터를 사용할 때 잔액 확인이 필수인 점을 파고들었다. 인도 시장에서 출시 이후 현재까지 구글 플레이스토어 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 상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도 정부로부터 전자결제사업 라이선스까지 획득했다. 밸런스히어로는 인도인들의 생활 습관과 스마트폰 사용 패턴, 환경 등을 파악해 이를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고 마케팅에 활용한 좋은 사례로 꼽힌다.

알테아는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한국인 스타트업이다. 국내 화장품과 뷰티 제품들을 인도에 판매하는 역직구 커머스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로 본사를 옮겨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 국가의 뷰티 시장 규모는 약 17조3000억 원에 달한다. 티켓몬스터 출신 창업자들로 이뤄진 이들은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 화장품이 인기 있다는 점에 착안해 창업 단계부터 시장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지역의 국가로 영역을 확대했다.

영미권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도 있다. 모바일 웹소설 유료 연재 플랫폼 ‘래디시’를 서비스하고 있는 래디시 미디어가 주인공이다. 래디시는 한국에서 사업성을 인정받은 ‘미리보기’ 개념의 부분 유료화 모델을 미국과 영국 시장에 맞춰 최적화했다. 국내에서는 익숙한 미리보기 서비스를 미국 시장에 선보인 것이다. 래디시는 지난해 2월 출시한 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책·독서 부문에서 매출 톱10 안에 꾸준히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실리콘밸리 엔젤투자자들로부터 약 190만 달러(한화 약 21억 원)의 투자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미띵스는 기업들이 영어권 국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원격 인터뷰와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동영상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소비자들을 일정한 자격 기준에 따라 선발해 한 장소에 모이게 한 뒤 조사 관련 인터뷰를 진행해 자료를 수집하는 마케팅 조사 기법 FGI(Focus Group Interview·표적집단면접법)를 온라인과 모바일상에서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미띵스 앱은 기업이 조사 대상자를 모집하고 보상을 지불하는 모든 과정을 직접 지원한다. 기업이 조사 내용과 일시에 대한 공고를 올리면, 사용자들은 참여를 원하는 조사에 지원할 수 있다. 기업은 사용자가 올린 프로필에 기반해 빠르게 조사 대상자를 탐색하고, 비디오챗으로 다자 조사를 진행한다. 인터뷰 동영상은 모바일과 PC를 넘나들며 실시간으로 간편하게 녹화, 분석, 리포팅할 수 있다. 모집 공고에 지원해 선발된 사용자는 원하는 스케줄에 조사에 참가하고 일정한 수익도 얻을 수 있다. 미띵스 앱은 현재 게임과 음악, 영화 등 문화 콘텐츠와 앱 개발, 정치 캠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실리콘밸리 기업들까지 사용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

이처럼 해외를 거점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진출하고자 하는 국가의 문화와 언어를 완벽할 정도로 이해하고 현지 사용자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자신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와 개발력, 기술 등을 더해 단기적인 관점보다는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한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국내가 아닌 현지에 본사를 설립하고 상주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국가별 특성에 유연하게 대처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도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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