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체들이 임직원의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하기 위해 유연근무제, PC오프제 등 근무 환경 혁신에 힘쓰고 있다.
홈앤쇼핑은 직원 복지 향상을 위해 이달부터 금요일 퇴근 시간을 오후 5시 30분에서 오후 5시로 앞당긴다고 11일 밝혔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오후 4시 퇴근한다. GS홈쇼핑도 최근 유연근무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등 유연한 조직문화를 모색하고 있다.
PC오프제의 경우 현대홈쇼핑이 업계 최초로 2014년 1월부터 시행했다.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이다. 방송 및 잔업이 필요할 경우 팀장 결재가 있어야만 추가근무를 할 수 있다. 연장근무 기록이 남기 때문에 근무시간에 집중해 일하고 연장근무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현대홈쇼핑 임직원들은 “말로만 시행하는 제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PC가 꺼지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할 수 있다”, “PC가 꺼지기 전에 일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근무시간 중에 집중할 수 있다” 등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CJ오쇼핑도 올해 6월부터 하루 8시간 근무를 바탕으로 출퇴근 시간을 개인별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루 8시간 기준으로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개인별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 가능하다. 개인 퇴근시간이 되면 PC가 강제로 종료되는 PC오프제도 시행 중이다. 또한 평일 퇴근 이후와 주말에 문자나 카톡 등으로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월부터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오전 8시에 출근하는 ‘얼리버드형’, 9시에 출근하는 ‘스탠더드형’, 10시에 출근하는 ‘슬로 스타트형’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금요일은 30분씩 일찍 퇴근(정상 기준 5시 30분 퇴근)하는 홈데이로 지정해 정시보다 빨리 퇴근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유통업계는 협력사의 근무시간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새벽이나 심야시간대에 방송이 진행되는 홈쇼핑의 경우 유연근무제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정부 눈치 보기’ 연장선상에서 유연근무제나 PC오프제 도입이 시행되고 있는 분위기”라며 “사실상 MD나 PD 같은 직무의 경우 방송 스케줄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홈쇼핑 업계 특성상 유연근무제가 크게 실효성이 있는 정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