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패러다임 시프트] AI·사물인터넷·빅데이터… 기업 DNA ‘업데이트’

입력 2017-10-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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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꾀하는 기업들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내·외부와의 연결성 강화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스마트 기기로 진화 중인 커넥티드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기아차 연구소 직원들이 소프트웨어 플랫폼 ‘ccOS’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내·외부와의 연결성 강화를 바탕으로 움직이는 스마트 기기로 진화 중인 커넥티드카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현대기아차 연구소 직원들이 소프트웨어 플랫폼 ‘ccOS’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기아차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기를 맞아 DNA를 바꾸는 대대적인 혁신을 꾀하고 있다. 시대에 뒤처진다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기존의(전자·IT 시장) 경쟁 환경을 와해시키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 기업들은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불확실성에 직면하면서 더 빠르게 도태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IT 기업이 자동차 부품을 만들고, 자동차 기업은 IT·콘텐츠 기업과 협업에 나선다. 업종 간 울타리가 무너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승리자가 되기 위한 선제 대응이다.

◇ 인공지능 입은 자율주행차와 로봇으로 혁신

삼성전자는 기존 하드웨어 위주의 사업에서 최근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접목한 4차 산업혁명기 대표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수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는 이를 위한 밑그림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4년 동안 인공지능 기술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해 왔다. 특히 삼성전자가 심화한 기술은 음성 인식 분야이다.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음성 인식 분야와 비브 랩스가 갖고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기술을 접목하면 강력한 인공지능 비서 서비스가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갤럭시S8’부터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탑재했고 TV·세탁기·에어컨 등 가전제품에도 음성인식기능을 채택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인공지능 비서의 확장판은 자율주행차다. 삼성전략혁신센터(SSIC)는 최근 자동차 분야 전문가(Automotive Director) 채용 공고를 내고 인재 영입에 나섰다. 10년 이상의 자동차 업계 경험(전략, 경영 컨설팅 등)을 갖춘 인재가 모집 대상이다. 삼성전자 측은 “최고 경영진에게 자동차 및 운송 산업에 대한 심층적인 통찰력 및 전략적 조언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계획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장부품 기업 하만을 인수했고,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로부터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허가도 획득했다.

LG전자가 그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로드맵의 최종 목적지는 ‘로봇’이다. 가전에서 축적한 음성인식 기술을 로봇이라는 신사업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인천공항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4개 국어를 하는 안내로봇과 청소로봇은 내년에 상용화된다. 여러 가전제품을 제어하는 허브로봇을 위한 주문형 음성 에이전트도 현재 개발 중에 있다.

LG전자 CTO 안승권 사장은 “AI, 빅데이터,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을 기존의 사업들과 융합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으로 진화시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커넥티드카·자율주행차·친환경차 등 미래차 개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종 간 제휴’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세계적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와 협업하고, 국내외 스타트업과 오픈 이노베이션(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최소한의 센서를 탑재하고도 여러 돌발 상황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는 지능형 안전 기술을 양산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20년 고도의 자율 주행차 양산에 이어 2030년 완전 자율 주행차 상용화가 최종 목표다.

◇사물인터넷·빅데이터 기반 생산성 향상 꾀해 =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 플랜트’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에너지 업계가 분주하다. 이 분야는 장치산업 특성상 이미 대부분 공정 자동화가 구현돼 있는 경우가 많고 첨단 ICT 기술을 융합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하지만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생산성을 더욱 개선할 수 있도록 공정 자동화에서 더 나아가 스마트 플랜트를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스마트 플랜트는 4차 산업 시대에 대표적인 혁신 요소로 꼽힌다. 공장 설비에 설치된 사물인터넷(IoT), AI,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제조 설비 간에 실시간으로 정보 교환이 이뤄진다. 이에 따라 기기의 불량이나 제조 과정상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스스로 예측해 개선할 수 있다. 현장자동화·공정기술개발·기업자원관리·생산정보 실시간 관리 등의 시스템과 연동돼 경영상 판단에 맞춰 생산량도 조절한다.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화학업계 최초로 생산 효율성을 더욱 높이고 공정 안정성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스마트 플랜트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첨단 ICT기술을 융합해 인간의 오차를 줄이고 조기에 위험을 감지한다. 또 이상징후를 발견할 수 있는 공정운전 안정성 제고에 방점을 뒀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CLX을 시작으로 향후 3년 동안 전 사업장으로 스마트 플랜트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한화토탈 역시 2019년까지 약 300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스마트 플랜트를 도입해 생산 효율성과 업무 유연성을 높이고 휴먼 에러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한화토탈은 공장 내 IT 고도화가 필요한 설비, 안전환경, IT 인프라, 물류·운영 등 4개 영역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모바일, IoT를 활용할 계획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설비 공정은 물론 설비, 안전 환경, 고객 관리 등의 비정형 데이터에도 적용한다. 국내 석유화학기업 최초로 단지 내 무선 통신망(P-LTE)을 구축할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로봇이 자동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RPA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플랜트는 전통적인 장치산업인 석유화학이 4차 산업혁명을 선제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며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이 증대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올해 말부터 2022년까지 총 6000억 원을 투자해 경남 창원시에 있는 창원1사업장을 친환경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시킨다. LG전자는 신공장을 ‘지능형 자율 공장’으로 만들어 프리미엄 대형 제품의 입지가 점차 커지는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또 스마트공장에 태양광 패널, ESS(에너지저장장치), 고효율 공조 시설 등 친환경 에너지 설비를 적용해 온실가스 및 에너지 비용을 기존 대비 40%가량 절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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