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했던 지방 민간택지의 분양권 전매가 내달부터 까다로워진다. 적게는 6개월이지만 길게는 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 전매가 막힌다. 이달 나오는 지방 분양 단지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부산은 계속되는 분양시장 과열에 규제가 강화될 수 있어 섣부른 청약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된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조정대상지역 중 과열 정도에 따라 민간택지의 전매제한 기간을 '소유권이전등기일'이나 '1년6개월'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짧게는 1년 6개월이지만 길게는 3년까지 금지된다.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가 아닌 지방광역시 민간택지의 분양 단지도 전매제한 기간이 6개월로 확정됐다. 지방 민간택지 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설정하는 근거를 둔 주택법 개정안이 공포돼 내달 10일 시행됨에 따라 하위법령을 마련해 지난달 입법예고 한 것이다.
이에 지속적인 청약열풍으로 청약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던 부산의 해운대·연제·동래·수영·남·부산진 등 6개구와 기장군 1개군은 전매제한이 가능해진다. 내달 10일 본격적인 시행 전에 이달 분양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들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부산 도심 재개발은 실거주 목적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기본적으로 받쳐주는 수요가 있는 건 분명하고 쏠림현상도 더 강해질 것"이라면서 "다만 전매제한 시행 후 열기가 계속된다면 정부가 조정지역을 중심으로 추가 규제카드를 꺼낼 수 있어 청약시장 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부산 강서구 명지지구에서 분양된 '더샵 퍼스트월드'는 1순위 청약에 22만9734명이 몰려들면서 평균 경쟁률이 139.4대 1에 달했다. 이 중 부산 청약자는 무려 22만 명에 달한다. 수도권이 전방위적인 규제에 막히면서 규제가 전무한 부산 강서구에 투자수요가 몰렸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1순위 요건 강화와 부산 7곳의 전매제한을 앞두고 수요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당장 이달 지방에서 분양예정인 단지는 총 19개 단지, 1만 6000여 가구다. 이 중 부산이 6개 단지, 5769가구로 물량이 가장 많다. 대표적으로는 부산진구 전포2-1구역을 재개발해 총 2144가구 중 1225가구를 일반분양하는 '서면 아이파크'다.
부산 분양시장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들도 엇갈린다. 기존주택가격의 조정 국면으로 지난친 전매제한이 아닌 1년6개월 수준의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크고, 이 기간이 수요자들의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수백대 1의 경쟁률이 여전해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될 수 있어, 이에 대비해 청약시장 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부산의 청약수요는 감소하겠지만 시장이 나쁘지 않아 얼어붙진 않을 것"이라며 "서울이 전매봉쇄에도 청약열기가 지속되는 것처럼 부산 시장도 수요만 감소할 뿐 크게 반전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