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퍼]“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만이 살아 남죠”...이성진 태경산업 문막휴게소 소장

입력 2017-10-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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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에 맞아 죽을 고비도 넘기며 다시 태어난 행운아

▲문막휴게소 이성진(왼쪽) 소장과 플렉스파워 김동욱 본부장.
▲문막휴게소 이성진(왼쪽) 소장과 플렉스파워 김동욱 본부장.

하루 아침에 매출액이 ‘반(半)토막’이 난다면? 기업을 하는 사업주는 아마도 상상하기도 싫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 천재지변인 경우는 예외로 하더라도 이미 정해진 계획도 속수무책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럴 때 수장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고 장고(長考)에 들어간다.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어디일까. 다름 아닌 강릉 방향으로 내려가는 하행길인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의 한국도로공사 문막 휴게소이다. 이 휴게소는 송원그룹의 생활문화사업군 태경산업에서 운영한다. 이곳은 연간 매출액이 190여억 원에 이르렀던 곳이다. 규모에 비해 가성비가 높은 휴게소 중 하나다. 강릉으로 가는 길에 처음 만나는 곳이어서 ‘황금알을 낳은 거위’였다.

그런데 새로운 길이 생기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반 토막은 아니더라도 매출액이 눈에 띄게 ‘확’ 줄어 비상이 걸렸다. 문막휴게소 책임을 맡고 있는 이성진 소장(43)은 날밤을 새우며 대책을 강구했다. 하지만 휴게소는 특성상 오는 손님을 맞아야 하는 곳이기에 제2영동으로 빠져나가는 고객들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타격이 심할 줄은 몰랐습니다. 대책을 마련했지만 정말 막막했죠. 그래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타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1개월에 10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던 곳이 6억 원대로 뚝 떨어졌다. 이 소장은 “우리 회사도 문제였지만 입주 기업들의 매출 감소가 가장 마음에 걸렸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소장에게 가장 큰 고민은 입주 업체들이다. 매출액 감소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태경산업에 영향을 끼친다는 얘기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업주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했다.

먼저 안내소를 철거하고 고객이 오면 오래 머무를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365일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별빛 소공원’도 쉼터다. 또한 매대를 한 곳으로 모아 상생하도록 했다. 인력 수급이 쉽지 않은 점을 감안해 24시간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1인 다역’을 도입했다. 경리를 보던 직원이 위생까지 맡는 식이다.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앞으로 무인식권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야간에 직원을 쓰지 않아도 되니까.

특히 문막은 ‘푸드’가 매출액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출발한 고객들은 오전 7~9시에 가장 많이 찾아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점심은 1시 30분부터 몰린다.

레스토랑은 7개가 자리 잡고 있다. 소담상(한식), 키미노진지(양식), 통밀우동전문점, 별미우동, 라면, 명인만두, 우쿠야 등이다. CJ그룹에서 운영하는 소담상은 한우국밥이 인기다. 고객의 주문이 가장 많고, 맛과 영양이 남다르다. 늘 신메뉴를 개발하고 음식 품평회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그는 관동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특전사 출신인 그는 장교로 전역했다. 제대 하루 전 신문에 난 직원모집공고를 보고 바로 선택했다. 제대하자마자 들어간 첫 직장이 태경산업의 충주휴게소다. 2002년에 입사했으니 올해로 15년째다. 충주, 문막, 함평, 군산을 거쳐 다시 문막으로 돌아왔다. 2013년에 소장을 맡았다.

그의 경영 철학은 이노베이션, 바로 ‘혁신’이다. 늘 무엇인가를 새롭게 바꿔야만 직성이 풀린다. 변화 없이는 발전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먼저 절차 간소화를 실시했다. 입주 업체의 제품 입점 가부를 결정할 때 그동안 한 달 이상 걸리던 것을 4일 이내로 줄였다.

그는 일본의 휴게소를 돌아보면서 벤치마킹도 했다.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청결함’이었다. 또한 고객의 발길이 가장 많이 닿는 곳에 제품을 비치하는 것에 무척 감각적이라는 것에 놀랐다. 그래서 그는 늘 가장 효과적인 매장 배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렸다. 고객에게 감동을 주면서도 고객이 지갑을 열 수 있는 묘안을 찾았다. 사람의 왕래가 가장 잦은 화장실 주변에 배치하는 것은 무조건 매출액이 오르는 것을 선택한다. 이 때문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박찬호 크림으로 잘 알려진 플렉스파워 단독 매장을 설치했다.

“식당 매출을 빼고는 근육이완 크림인 플렉스파워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장실 입구에 무조건 이 제품을 단독 비치했죠.”

2009년 골프를 시작한 그는 잊지 못할 기억이 있다. ‘죽다 살아난 일’이다.

충주의 한 골프장에서 있었던 일. 그는 티잉 그라운드 옆에 서 있었다. 그런데 동반자가 티샷한 볼이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다. ‘억’ 하고 쓰러졌다. 이때 그는 “아,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명재천(人命在天)’인지 선명한 딤풀 자국과 함께 얼굴만 퉁퉁 부었다.

그는 골프장에 가서도 레스토랑을 찾아 많은 것을 배웠다. 직원들의 복장이나 서비스를 눈여겨본 뒤 좋은 점은 반드시 휴게소에 도입했다.

이성진 소장은 고객 편의를 위해 색다른 것을 구상 중이다. 장거리를 뛰는 화물차 기사들에게 잠시 눈을 붙일 수 있는 공간 설치다. 10분을 자더라도 마음 편안하고 쾌적하게 쉴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주고 싶다는 얘기다. 조만간 문막휴게소에서 샤워실을 갖춘 간편한 휴게 침실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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