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산하에 둔 미국 이동통신업계 4위 스프린트와 3위 업체 T모바일을 합병하기로 T모바일 대주주인 독일 도이체텔레콤과 합의했다.
1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프트뱅크와 도이체텔레콤이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에 대략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합병이 실현되면 출범할 통합 통신사는 미국 내 1위 이통사인 버라이존과 2위 AT&T에 육박하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속 통신 5G 시대를 맞아 투자 및 새로운 서비스 개발 경쟁에 대비해 업계 재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합병은 빠르면 이달 안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에 83%,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에 64% 지분을 갖고 있다. 13일을 기준으로 T모바일의 시가총액은 약 509억 달러(약 57조3897억 원)이며 스프린트는 약 282억 달러이다. 두 회사는 주식 교환에 의한 합병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통합 이통사의 출자 비율 등 합병 조건의 막바지 협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가입자 수를 합하면 1억3134만 명에 이른다. 이는 버라이존의 1억4601만 명, AT&T의 1억3422만 명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통합 이통사는 이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투자 등을 통해 2강과의 경쟁에 도전할 계획이다.
합병 과정의 장애물도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이통사의 합병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미 법무부 등 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당국의 판단에 따라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3년 2조 엔에 스프린트를 매입해 미국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했다. 2014년에도 소프트뱅크는 T모바일 인수를 검토했으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정권에서 FCC의 반대로 무산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규제 완화에 긍정적인 트럼프 정권의 탄생으로 합병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