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거세지는 포퓰리즘 바람…오스트리아, 세계 최연소 31세 우파 리더 탄생

입력 2017-10-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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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성향의 포퓰리즘 바람이 또다시 유럽 선거를 흔들고 있다. 지난 9월 독일 민족주의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제3당으로 부상한 것에 이어 오스트리아 총선에서도 극우정당이 약진했다. 체코에서는 ‘프라하의 트럼프’로 불리는 안드레이 바비스 긍정당(ANO) 대표가 유력 총리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에 훈풍은 불고 있지만, 난민 문제에 대한 불안감과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이 유럽 정치를 흔들고 있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중도 우파 국민당이 제1당이 될 것으로 전망, 정치 무게중심이 오른쪽으로 크게 기울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내무부 최종 출구조사 결과 외무장관인 31세 제바스티안 쿠르츠 대표가 이끄는 국민당이 31.4%의 지지율을 확보해 선두를 달렸다. 극우정당인 자유당이 27.4%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크리스티안 케른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26.7%)은 3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유당과 사민당의 예상 득표율 격차가 크지 않아 최종 2~3위 자리는 확실치 않다.

현재 중도 우파인 국민당은 중도 좌파인 사민당과 연정을 이어가고 있으나 난민 유입 방지를 공약으로 내건 국민당이 극우 자유당과 연정 구성이 확실시된다. 이렇게 되면 오스트리아는 유럽연합(EU)에서 극우 정당이 내각에 참여하는 첫 국가가 된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55%는 반(反)난민, 반(反)이슬람 정책 때문에 국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중도 우파 국민당의 ‘우향우’를 진두지휘한 31세 크루츠 대표가 차기 총리직에 오르면 세계 최연소 국가 지도자가 된다.

오스트리아뿐 아니라 최근 유럽에서는 전후 줄곧 변방 정치세력으로 분류돼왔던 극우정당들이 약진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다. 포퓰리즘 정당으로 치부되던 이들이 난민과 이민자 유입이라는 문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안감을 파고들면서 세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지난달 독일 총선에서는 극우 정당인 AfD가 제3당으로 부상, 2차 세계대전으로 나치가 패망한 이후 처음으로 독일 연방 의회에 입성하게 됐다. 오는 20~21일 하원 선거를 앞둔 체코에서도 억만장자인 바비스가 이끄는 신흥 극우정당인 긍정당이 제1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비스는 250개 기업을 거느리고 22억 유로 규모의 재산을 가진 재력가라는 점에서 ‘프라하의 트럼프’로 불린다. 내년 이탈리아 총선에서도 극우정당인 오성운동도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체코 모두 경제 성장세가 탄탄하고 실업률도 하락 추세다. 하지만 계속되는 난민 문제로 인한 현 정치권에 대한 불만이 포퓰리즘 정당의 부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과 프랑스 대선 이후 극우 세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유럽 통합 문제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쿠르츠 대표는 이날 국민당의 승리를 선언하며 “이 나라를 변화시킬 때”라면서 “이 일을 가능하게 만든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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