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저… 경쟁력 물음표 제기된 현대·기아차

입력 2017-10-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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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판매 부진의 원인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적 보복이라는 변수가 존재했지만, 미국에서는 정치적·사회적 변수가 전혀 없었던 터라 시장 경쟁력을 재점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9월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10만9475대를 판매했다. 11만5830대를 판 작년 9월보다 5.5% 줄어들었다. 지난달 기아차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현대차가 크게 부진하면서 양사 총판매 하락의 원인이 됐다. 기아차는 지난해 9월 4만9220대에서 올해 5만2468대로 6.6% 확대됐다. 반면, 현대차는 같은 기간 미국에서 5만7007대를 팔아 6만6610대를 판매한 전년 동기에 비해 14.4% 감소했다.

회사 측은 지난달 미국 시장 판매 부진의 원인을 신차 부재와 플릿 판매 비중 축소로 꼽고 있다. 플릿 판매란 관공서나 기업, 렌터카 업체 등에 대량으로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그간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플릿 판매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플릿 판매가 소매보다 수익성이 낮은 데다, 렌터카로 사용된 차량이 중고차 시장에서 낮은 가격에 판매돼 잔존 가치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현대·기아차는 올 초부터 그 비중을 줄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설명대로 신차 출시에 소홀한 면을 보이면서 시장 장악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롭게 발표한 차량이 부족한 상황인데도 소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 등의 투입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 올해 미국에서 쏘나타, 싼타페 등에 탑재된 ‘세타 Ⅱ 엔진’ 결함이 신고되고, 다른 결함으로 인한 리콜이 발생하면서 경영 철학인 품질 경영에도 타격을 입었다.

빠르게 추격 중인 중국산 자동차의 공세도 부담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세계 유수의 자동차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품질이 현대·기아차만큼 개선됐다”며 “반면 가격 인상 폭은 크지 않아 대중차인 현대·기아차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아차를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토종 중국 차를 사거나, 수입차를 살 때는 일본 차를 구매해 현대·기아차의 위치가 애매해진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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