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김기남ㆍ김현석ㆍ고동진 체제 유력… 엔지니어ㆍ미전실 출신 50대 전면에

입력 2017-10-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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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남 사장 차기 DS부문장 거론…60년대생 김현석·고동진 약진 가능성

삼성전자가 권오현 부회장 퇴진을 계기로 전면적인 세대교체에 돌입할 전망이다. 올해 인사부터 상대적으로 젊은 피인 50대 엔지니어 출신들이 전면 배치 될 것으로 보인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미래전략실 출신들은 밑그림을 그리고 새판을 짜는 역할을 맡으며 다시 중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김기남 반도체 총괄 사장과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의 입지가 더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현호 전 미래전략실 인사지원 팀장(사장)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2~3년간 막혀 있던 경영진 인사를 이르면 내달 단행할 예정이다. 아직 이재용 부회장 2심 공판이 진행 중이지만, 사실상 총수역할을 대행하던 권오현 부회장 사퇴에 따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인사는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의 옥중 경영이 본격화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조직 쇄신 차원에서 수년간 재임해온 경영진이 대거 물러나고 젊은 피가 대폭 수혈될 거란 얘기다.

재계 한 관계자는 “리더십 부재에 빠진 삼성이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교체에 나설 것”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젊고 능력 있는 인재를 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먼저 권 부회장 사퇴로 공석이 된 DS(반도체ㆍ부품)부문장에 대한 후임 인사가 이르면 다음주 단행될 전망인데, 김기남 반도체 총괄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남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사를 거쳐 미국 UCLA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30년 넘게 반도체 한길을 걸어온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삼성종합기술원 원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까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올해 새로 임명된 반도체 분야 3개 사업부의 수장들도 주목받고 있다.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부사장)과 강인엽 LSI사업부장(부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부사장) 등이다.

진교영 부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D램 및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20년 넘게 경험을 쌓았고, 전임 전영현 사장(현 삼성SDI 사장)을 대신해 메모리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강인엽 부사장도 같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동문으로 미국 퀄컴에서 일하다가 2010년 삼성전자로 이직, DMC연구소(세트 제품 연구) 및 시스템LSI 사업부 개발실장 등을 거쳤다. 정은승 부사장은 서울대 물리교육학과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연구소장을 거쳐 신설된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전동수 삼성메디슨 대표이사도 이재용 시대에 주목받는 인물이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과 삼성SDS 사장 등을 지내고 지난 2015년 의료기기사업부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강한 추진력이 강점인 전 사장을 삼성메디슨으로 발령 낸 것도 이 부회장의 의지로 전해진다.

윤부근 생활가전(CE) 부문장과 신종균 IT·모바일(IM) 부문장의 거취도 주목된다. 윤 사장(1953년생)의 경우 권 부회장(1952년생)과 불과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종균 사장 역시 1956생으로 이미 60세가 넘었다. 권 부회장이 사퇴의 변으로 강조한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는 메시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사장과 신 사장이 경영 뒷선으로 물러난다면, 김현석 사장(CE부문)과 고동진 사장(IM부문)이 각 사업부문의 리더 자리를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해체된 미전실 출신의 고위 임원들이 다시 중용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전실 해체로 안식년에 들어갔던 전략1팀 소속의 김용관 삼성전자 부사장과 권영노 삼성물산 부사장이 지난주 삼성전자와 삼성SDI로 각각 복귀했다.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팀장(사장)도 사장단 인사에 맞춰 삼성전자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 측은 “일부 임원의 현업 복귀를 그룹 컨트롤 타워 부활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밖에 전략통이자 재무전문가인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 CFO)도 이재용식 경영을 구체화하기 위해 삼성전자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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