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군, 키르쿠크 유전 탈환 나서…국제유가 ‘꿈틀’

입력 2017-10-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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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군이 16일(현지시간) 키르쿠크 남부지역에 진입, 한 정유시설 인근에 서 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이라크 군이 16일(현지시간) 키르쿠크 남부지역에 진입, 한 정유시설 인근에 서 있는 모습. 사진=AP뉴시스

이라크군이 쿠르드자치정부(KRG)가 15일(현지시간) 장악한 북동부 도시 키르쿠크의 유전과 군기지를 차지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개시, 키르쿠크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고 CNBC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군사작전을 개시한 이라크군은 이 지역의 일부를 장악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일부 언론에서는 이라크군과 KRG 군조직인 페슈메르가 키르쿠크 남부에서 서로를 향해 포격을 가하는 등 충돌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양측의 충돌로 이라크 군차량 4대가 불에 탔으며 수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라크 현지언론은 이라크군이 키르쿠크 북부 주요 유전지대 대부분을 장악했다고 보도했으나 KRG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 측은 이날 KRG가 터키 무장조직 쿠르드 노동자당(PKK)과 연계하여 키르쿠크 지역에 PKK 부대를 동원하고 있다면서 “이라크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KRG는 PKK 부대는 키르쿠크 지역에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번 이라크의 군사작전은 쿠르드족이 독립투표를 실시한 뒤 나온 것이다. KRG는 지난달 25일 이라크 동북지역에서 실시된 쿠르드족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 최종결과 90%가 넘는 찬성표가 나왔다고 밝혔다. KRG는 해당 투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독립과 관련한 절차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라크 측은 주민 투표의 법적 구속력은 없다는 입장이다.

키르쿠크는 이라크 북동부의 유전지대로, 원래는 KRG 지역에 속하지 않았으나 페슈메르가가 2014년 6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몰아내고 이곳을 장악했다. 이라크 중앙정부는 줄곧 철수를 요구했으나, 페슈메르가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양측이 주요 원유 생산 지대인 키르쿠크를 둘러싸고 충돌하면서 국제유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측의 분쟁의 중심에 있는 키르쿠크는 석유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이라크에서도 가장 생산량이 많은 기반시설이 이곳에 있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대 원유 생산국이다. 16일 아시아 거래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 오른 57.8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52달러를 돌파했다.

한편 쿠르드족은 수천 년간 독자적 언어와 문화 등 명맥을 이어오고 있지만 한 번도 자체 국가를 세운 적이 없어 ‘중동의 집시’라고 불린다. 쿠르드족의 인구는 35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들은 이라크는 물론 터키 이란, 시리아 등에서 뿔뿔이 흩어져 있다. 이에 자국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이 동요할 수 있다는 경계감 때문에 터키와 이란 등의 주변국도 이라크 정부의 요청에 따라 KRG에 대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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