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은 잊어라…글로벌 경기 호조에 팔라듐값 천정부지

입력 2017-10-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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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온스당 1000달러 선 돌파…글로벌 자동차 판매 호조·디젤 차량 스캔들이 수요 이끌어

▲러시아에서 생산된 팔라듐 주괴. 블룸버그
▲러시아에서 생산된 팔라듐 주괴. 블룸버그

금값이 올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팔라듐의 기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다.

팔라듐 가격은 올 들어 50% 가까이 폭등, 2001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1000달러 선을 돌파하고 사상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가 보도했다.

팔라듐 가격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장중 온스당 1005달러(약 113만 원)까지 치솟았다. 금값은 온스당 1303달러를 기록해 여전히 팔라듐보다 비싸다. 그러나 팔라듐 가격은 지난 2년간 무려 배로 올랐다고 CNN머니는 강조했다.

팔라듐은 자동차와 전자제품, 치과치료와 보석 등 산업 전반에 폭 넓게 쓰이는 금속 원자재다. 전문가들은 공급이 빡빡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팔라듐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UBS의 조니 테베스 투자전략가는 “지난 5년간 팔라듐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된 가운데 특히 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요가 강하게 일어났다”며 “이런 펀더멘털이 팔라듐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UBS에 따르면 올해 팔라듐 수요의 78%가 자동차 시장에서 나왔다. 팔라듐은 휘발유 차량 배기시스템에서 유해물질을 덜 해로운 배출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한다. 세계 1,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휘발유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팔라듐 수요 확대를 이끌었다. 중국의 지난달 자동차 판매는 전년보다 3.3% 늘어난 234만 대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신차 판매는 연환산 기준 1857만 대로, 지난 2005년 7월 이후 가장 많았다.

여기에 독일 폴크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시스템 조작 스캔들도 팔라듐 가격 급등을 이끄는 기폭제가 됐다. 디젤 차량 수요가 줄면서 상대적으로 팔라듐이 들어가는 휘발유 차량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서유럽에서 디젤 차량이 전체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43.0%로, 전년보다 5.6%포인트 낮아질 전망이며 그 비중은 2023년에 20%로 더 떨어지게 된다.

팔라듐은 물론 알루미늄과 구리 니켈 텅스텐 등 다른 금속 원자재도 수요 확대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에 쓰이는 코발트 가격도 전기차 생산량 증가로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코발트 생산량의 약 10%가 전기차 부문으로 향하고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호전으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광산 부문에 대한 투자가 약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는 올해 글로벌 팔라듐 공급 부족량이 83만 온스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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