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제강의 품질조작 비리가 최대 50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고베제강은 부정이 이뤄진 기간이 약 10년 전부터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 일본 공장에서 수십년 전부터 이런 잘못된 관행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1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베제강 직원들은 제조 과정에서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을 밑도는 비규격 제품을 출시할 때 ‘도쿠사이(特別採用·특별채용)’라는 은어로 불렀다. 고객의 양해를 얻지 않고 공장 자체적으로 부정한 제품을 출하한 사례도 있었다. 일부 공장에서는 40~50년 전에도 ‘도쿠사이’라는 단어가 쓰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이런 부정한 방법은 사실상 은밀하게 ‘매뉴얼’로 만들어져 담당자가 바뀔 때마다 부정행위도 물려받았다. 과거 공장장이나 품질 보증 담당 간부들이 이런 조작을 파악했음에도 제품을 출하했을 가능성이 있다. 고객용의 검사 합격증을 위조한 사례도 적발됐다.
알루미늄과 구리 사업부문의 임원이 이후 고베제강 본사 이사로 승진한 사례도 있어 과거 경영진들이 어디까지 이런 품질조작 사정을 알고 있었는지도 조사 초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미에 현 이나베 시 등 일본 내 4개 생산거점에서 비리가 조직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에는 주력인 철강 사업에서도 품질 데이터 변조와 검사 미시행 등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이에 문제 제품이 출하된 기업은 종전의 약 200개사에서 500개사로 확산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고베제강은 앞으로 2주간 출하된 제품 안전 검증을 진행하며 1개월 안에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정리한다는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해외 고객사들도 문제 제품을 납품받았기 때문에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