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9일께 재닛 옐런 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 면담이 옐런 의장의 연임을 타진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옐런 의장 4년 임기는 내년 2월 만료된다.
연준 차기 의장 선정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으로는 옐런 외에도 유명 경제학자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학 교수와 제롬 파월 연준 이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후보 명단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파월 이사, 워시 전 이사, 콘 위원장을 잇달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에는 테일러 교수를 만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옐런의 연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옐런이 연임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안정성이 어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대선 당시 옐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옐런의 재지명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으며 같은 달 트럼프 장녀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활동 중인 이방카와 조찬을 했던 것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40년간 연준 의장 모두 연임을 해왔던 전통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옐런 의장을 면접하는 것만으로 옐런 의장의 연임이 확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은행권 규제완화와 관련해 새로운 인물들을 연준 의장 후보로 여전히 고려하고 있기 때문. 옐런은 은행권 규제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이며 연준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1일 테일러 교수가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에서 트럼프에게 연준 의장 후보로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가 1시간가량의 면담 후 테일러 교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테일러 교수는 최근 거론되는 연준 후보 중 가장 매파 성향의 인물로 손꼽힌다. 반면 워시 전 연준 이사는 유력 후보로서 백악관 내에서 존재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이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워시 전 이사가 다른 후보에 비해 학력이 높지 않고, 연준 이사 시절에 경제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던 전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기자들에게 “향후 2∼3주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