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만 놓고 보면, 연내 코스피 2700 돌파는 걸림돌이 없을 것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점 랠리를 재개하며 2480선을 넘어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제 연내 2700선 도달을 전망하고 있다.
17일 오후 1시 2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60포인트(0.15%) 상승한 2483.65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는 2480선을 사상 처음으로 돌파, 장중 2487.71까지 상승하며 지난 11일부터 나흘 연속 최고점을 찍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글로벌 증시 강세로 이어지면서 코스피 역시 지난 8~9월 조정을 딛고 일어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를 1조7000억 원어치 싹쓸이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경기 상승세가 맞물리면서 10년 만에 글로벌 경기가 확실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3분기 기업 실적은 코스피 랠리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이들 ‘반도체 투톱’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어, 주가가 오르면 자연스레 코스피 지수도 상승한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히 외국인들 사이에서 반도체 고점 논란을 불식시켰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4차 산업혁명이나 중국 IT 굴기 등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승 사이클은 좀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가 기존 밴드 상단인 2500~2600선을 넘어 연내 2700선을 달성하리란 기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적만 놓고 보면 연내 코스피 2700 돌파의 걸림돌은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면서 “현재 IT섹터의 실적은 코스피 역사상 가장 좋은 수준으로, 주도주 실적이 좋으니 지수 견인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는 이미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350만 원까지 높여 잡은 상태다. 삼성전자가 끌고, IT섹터를 비롯한 다른 업종이 받쳐주는 코스피 랠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에 이어 소재나 금융 등이 탄탄한 이익 성장을 보이고 있고, 올해 사드 여파로 부진했던 내수나 산업재 등도 어느 정도 실적 바닥을 가늠했다”면서 “내년에도 IT를 중심으로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북한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은 코스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우려 요소다. 노 센터장은 “미국과 북한의 극단적인 충돌이 없으리란 확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