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설' 한국지엠 역할변경 시나리오...R&D 기지 변신?

입력 2017-10-1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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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제기되는 국내 시장 철수설에 한국지엠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회사 측은 ‘철수는 없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산업은행이 한국GM에 행사할 수 있는 특별 결의 거부권(비토권)까지 만료되면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철수설 불식’을 위해 국정감사에까지 불려가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카젬 사장은 국감에서 철수설과 관련한 의혹을 해소한다는 방침이지만 철수설을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곳곳에서 엿보이고 있어 시장은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GM이 보유 중인 한국지엠의 지분을 상하이지엠에 넘길 것이란 시나리오까지 제시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달리 상하이지엠은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증가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을 전략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추측이다.

이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 꼽히고 있는 한국 시장 철수가 이뤄지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GM 내에서 한국지엠의 역할 자체가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한국지엠의 철수설이 나올 때마다 ‘방패막이(?)’가 됐던 것은 GM이 5000여 명의 연구 인력을 보유한 한국지엠의 R&D 능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사실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소형차 생산기지로 유럽 판매를 맡아왔던 한국지엠의 역할이 없어진 데다 국내 시장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노조와의 마찰도 골칫거리다.

GM 입장에서는 한국지엠의 생산설비를 대거 정리하고 R&D기지로만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 한국지엠은 쉐보레 볼트 EV와 스파크 EV 등 GM의 전기차 라인업 디자인을 주도하는 등 R&D 기지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지엠 철수설을 둘러싸고 갖가지 시나리오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지엠은 판매량 회복 등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철수설 역시 불식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철수설의 가장 큰 원인은 내수 판매 부진 때문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중·대형 SUV ‘에퀴녹스’와 ‘트래버스’ 등 신차 투입을 통해 판매 회복에 나서는 것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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