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IPO(기업공개) 공모 규모 상위 10위 코스피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이 주가와 시가총액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에스디에스, 현대로템 등은 주가는 물론 시가총액까지 반토막 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8년부터 올해(9월 말 기준)까지 10년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들 중, 공모 규모 상위 10위 상장사 중 6곳의 주가가 떨어졌으며, 5곳의 시가총액이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5월 상장한 삼성생명 공모 규모는 4조8881억 원으로 역대 최대액이었다. 당시 삼성생명은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4위로 단숨에 올라섰으며 신한지주와 KB금융을 제치고 금융 대장주로 등극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당시 상장일 종가랑 비슷한 수준이며 시가총액은 2000억 원가량 떨어졌다.
올해 5월 상장한 넷마블게임즈는 지난해 기업공개에서 가장 많은 공모액을 모은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많은 2조6617억 원을 기록하며 공모 규모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상장 이후 수개월간 지속 하락세를 보이며 상장일 종가보다 6.5%가량 떨어졌고 시가총액도 1조 원가량 증발했다.
공모 규모 4위인 한화생명의 경우 2010년 3월 상장 당시 주가는 8850원, 시가총액은 7조7000억 원에 달했지만 7년 만에 주가, 시총 모두 22.60% 급락했다. 특히 6위 삼성에스디에스는 상장 3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2014년 11월 상장 당시만 해도 32만7500원에 첫 거래가 됐지만, 현재 10만 원 후반대로 떨어졌으며 25조 원에 달했던 시가총액 역시 13조~14조 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로템(9위), 하이트진로(10위)도 주가는 각각 3만8750원에서 1만7700원으로, 4만2450원에서 2만6300원으로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2조2496억 원)는 상장일 종가(14만4000원)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하며 무려 134.4%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여 대조된다.
한편, 코스닥 시장의 경우 올해 7월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조87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 10년 중 가장 큰 공모 규모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공모 규모가 조 단위 규모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가는 상장일 대비 10.34% 올랐으며, 4조 원대였던 시가총액도 8조 원대에 육박하며 코스닥 시장 2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