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조양호 회장, 업종ㆍ문화사랑도 '비슷'

입력 2008-02-03 14:27 수정 2008-02-0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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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공헌활동 중 문화활동에 많은 투자

재계 순위 7ㆍ8위 그룹의 수장이자 국내 물류·항공산업을 이끌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은 그룹 주요사업이 비슷하다는 점 외에도 문화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달라 화제가 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와 한진그룹은 항공·택배 등 물류와 관련된 사업의 국내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종전까지 택배 및 물류 사업에서 조금 뒤처지던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균형을 맞추게 됐다.

이처럼 박삼구·조양호 두 회장은 사업적 공통성 외에도 문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는 점마저 비슷해 영원한 재계의 라이벌로 꼽히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지난 1977년 출범한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을 통해 문화예술예 인재 양성과 문화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故박성용 명예회장이 토대를 닦은 그룹의 문화지원사업을 박삼구 회장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하는 등 진정한 메세나를 실천하는 그룹 총수로 평가받고 있다.

박 회장은 특히 지난 2006년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으면서 '아름다운 기업'이 되겠다고 공언한 뒤 세부적 7대 실천과제에 '문화예술 지원'을 포함시키는 등 문화에 대한 사랑을 대내외에 공포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우선 클래식 전용 홀인 금호아트홀·문호아트홀을 개관, 공연문화 부흥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광화문 금호아시아나빌딩 3층에 자리한 금호아트홀은 정동과 광화문을 잇는 문화벨트의 중요한 랜드마크이자 한국 클래식 문화의 발전소의 기능도 담당한다.

박 회장은 문화공간과 같은 인프라 외에도 인적자원 육성을 위해 어린 예술가들에게 무대 경험을 쌓고 미래의 큰 재목으로 키우기 위해 국내 최초의 어린이 전용 클래식 무대인 '영재콘서트'를 매년 두 차례 개최하고 있다.

이외에도 음악영재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금호음악인상·음악스승상을 제정해 시상하고 있으며, 미술분야에서도 관훈동에 있는 금호미술관을 중심으로 지방작가 육성 및 지역미술전 개최 등 서울 중심의 문화 집중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금호아시아나 문화재단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후원 중 하나는 세계적인 명품인 고악기를 들여와 문화한국의 위상을 세우거나 빛낼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유망 연주자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우선 지난 달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그동안 잊혀져가던 '복조리'를 다시 세상 밖으로 내놓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단순히 설 명절을 맞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며 "잊혀져 가는 '우리 것 알리기' 캠페인의 본격적인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02년부터는 국내에 공관을 두고 있는 대사 부부들을 제주도로 초청, 한국의 문화를 체험케 하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의 큰 업적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한국어 서비스'를 후원,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화유산인 '한글'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게 됐다.

대한항공은 이를 기념, 훈민정음과 루브르 박물관 대표작품인 모나리자로 래핑한 특별 홍보 항공기를 이 달부터 '인천-파리' 노선에 띄우기로 했다.

조 회장은 또한 미국 명문대학인 USC 한국학 연구소에 지원을 하면서 학자들의 한국학 연구를 통한 한국문화 알리기에 또 다른 후원을 하고 있다.

이외에도 조 회장은 지난 2004년 '살바도르 달리 탄생 100주년 특별전' 지원을 시작으로 최근 '반 고흐전' 등 까지 많은 미술전시회에 대한 후원도 아끼지 않는 등 문화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같은 조 회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은 조 회장의 개인적인 취향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조 회장은 해외나 국내 출장시 개인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좋은 풍경 등을 촬영하는 것을 즐기고 있으며, 지인들에게는 개인이 찍은 사진으로 제작한 달력을 선물하기도 하는 등 예술분야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재계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과 조양호 회장의 문화에 대한 관심은 재계에서도 유명하다"며 "창작의 고통을 수반하는 문화산업은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데, 국내 굴지 그룹의 총수들이 이처럼 문화후원에 앞장선다면 문화가 발전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옛 말에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이 있는데, 박삼구 회장과 조양호 회장의 부인인 이경렬ㆍ이명희 씨도 문화유산을 지키고 돌보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그룹의 주요 사업분야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어 재계의 라이벌로 꼽히고 있는 두 회장이 문화예술 지원사업에서도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다면, 긍정적인 발전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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