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대출액 1조4000억 원을 넘은 개인간금융중개(P2P)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P2P금융이란 돈이 필요한 사람이 P2P 금융회사를 통해 대출을 신청하면 P2P 금융사들이 심사 후 이를 공개, 불특정 다수가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금융 서비스다.
23일 한국 P2P 금융협회에 따르면 평균 연체율(30일 이상 90일 미만)은 2.99%로 전월(1.04%) 대비 3배 가까이 올라갔고, 평균 부실률은 0.92%이다.
9월 말 기준 60개 회원사의 누적 대출액은 1조4735억 원, 대출 잔액은 7300억 원이다.
연체율이 크게 오른 것은 10위권 P2P 업체인 펀듀의 연체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펀듀는 8월 말까지만 해도 연체율이 0%였지만 20일 기준으로 77.2%까지 올라갔다. 30일이 안 된 상환지연 채권까지 포함하면 연체율은 더 올라간다.
펀듀의 대출 잔액 약 240억 원 중 200억 원가량이 제때 돈을 갚지 못해 연체 중인 상황이다. 연체율이 갑자기 올라간 것은 펀듀가 일종의 돌려막기 식으로 상품을 구성했다가 투자가 막히면서 상환이 줄줄이 막혀서다.
이 회사는 주로 투자자의 돈을 모아 홈쇼핑 업체들에 돈을 빌려주고 있다.
펀듀에 따르면 통상 홈쇼핑 업체들은 방송 일정이 잡히면 물건을 만들고 방송을 한 뒤 돈이 들어올 때까지 약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홈쇼핑 업체들은 주로 6개월 한도로 대출을 받는다. 그러나 펀듀는 P2P 투자자들이 단기 상품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고 투자상품을 만들 때 주로 1∼3개월짜리 단기 상품으로 구성했다.
홈쇼핑 업체에는 짧게 빌려도 또 다른 투자자를 받아 대환하는 방식으로 이어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말부터 개인투자자가 한 업체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연 1000만 원으로 묶은 P2P 대출 가이드라인이 시작되면서 투자자가 급감했고, 대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연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펀듀 측은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원금 회수가 시작되면 연체율도 떨어지고, 12월 초까지는 모든 대출을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도 연체이자는 밀리지 않고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지급 일정이 늦어지고 있어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펀듀의 한 P2P 투자자는 “처음에는 10일까지 다 상환하겠다고 해놓고 다시 이달 말로 상환일을 연기했다”며 “펀듀에서는 다 갚을 수 있다고 하지만 돈을 떼일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