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종의 서킷브레이크] 갈수록 심화되는 코스닥 쏠림현상

입력 2017-10-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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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부 차장

코스닥 시장에도 특정 업종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코스피 시장을 좌지우지하듯, 코스닥 시장에서는 셀트리온과 신라젠 등 바이오 관련주들이 흔들고 있다.

18일 셀트리온이 장중 8.76% 오르면서 2만8500원까지 치솟자, 코스닥 지수 역시 장중 1.5%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이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장중 주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코스닥 지수 역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의 급등락에 따라 코스닥지수가 놀아나고 있는 현상이다.

8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코스닥 시가총액 상승분의 대부분은 코스닥 시가총액 1, 2위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몫이었다.

최근 2개월간 코스닥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217조 원에서 230조 원으로 13조 원가량 증가한 가운데, 같은 기간 셀트리온은 10조 원,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조 원 각각 증가하면서 전체 증가분의 90%를 차지했다.

이는 다시 말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외한 나머지 1000여 개의 상장사가 늘린 시가총액 증가분은 1조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신라젠의 무서운 상승세까지 더하면, 코스닥 상승분의 대부분이 바이오주에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0위권 종목 가운데 CJ E&M과 로엔, SK머티리얼즈를 제외한 7개 종목이 바이오업종이다. 특정 업종과 특정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도해지면서 특정 종목 주가 지수에 등락률이 좌우되는 것은 시장의 건전성을 해치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특히 현 코스닥지수를 좌지우지하는 셀트리온의 경우 코스피 이전 상장이 결정돼 있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할 경우, 코스닥 시장의 상승 동력이 떨어질 것이 뻔하다. 또 한 번 코스닥 시장의 거래 부진이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문제는 신규로 상장되는 코스닥 기업들의 쏠림 현상도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코스닥 시장 신규 공모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특정 업종에 국한되면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하는 모양새이다.

올해 상장한 기업 가운데 IT종합, 금융 및 보험관련 서비스업이 각각 15개씩 차지했다. 두 업종은 이미 상장 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가 넘는다. 또 하반기 IPO를 준비하는 기업 중 상당수가 바이오업종이다.

지난해 농업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손에프엔지나 식료품 제조업체인 에이치엘사이언스 등이 상장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올해는 새로운 영역에서 상장한 기업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이라는 코스닥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상장된 기업들의 업종 다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시장의 건전성과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증권사나 거래소가 상장 업종의 다양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기업 발굴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코스닥 시장을 건전한 자본 시장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업종 발굴에 대한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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