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의 지배구조는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지만, 아직 4세 경영을 위한 승계 작업은 진행형이다. 코오롱그룹은 ‘장자계승의 원칙’을 따르고 있어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가 경영권을 승계할 것으로 확실시 된다.
이 상무보는 1984년생으로 미국에서 출생해 영국에 고등학교를 나온 뒤 미국 코넬대학교에 입학해 호텔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한국에서 병역을 마친 뒤 2012년 코오롱의 그룹의 모태 사업이자 핵심 사업을 진행하는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해 구미 공장에서 현장 근무를 하며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다른 핵심 계열사인 코오롱글로벌에서 현장 근무를 거친 이 상무보는 다시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진단실로 복귀한 뒤 지난해 정기임원인사를 통해 상무보로 승진했다.
특히 이 상무보는 코오롱그룹의 신사업 발굴에 앞장서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15년 말 코오롱이노베이스라는 사내 태스크포스팀(TFT)로 조직돼 지난해 초 ㈜코오롱이 100% 출자해 별도 법인으로 설립한 청년 창업을 육성하기 위한 ‘이노베이스’를 통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노베이스는 지난해 네이버와 다음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인 ‘플런티(Fluenty)’ 지분 4.03%를 총 1억9941억 원에 취득했으며, 온라인 퀵서비스 스타트업 ‘퀵퀵’에도 1억 원을 투자해 지분 3.45%를 확보했다.
이 상무보가 이노베이스 사업에 초창기부터 공을 들여온 만큼 업계에서는 이 사업이 이 상무보의 경영 능력을 시험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사업 발굴에 성공할 시 이 상무보의 후계자로서의 위상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다만 이 상무보가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지분 승계는 더딘 상황이다. 이웅열 회장이 고등학생 때부터 회사 지분을 확보하며 경영권 승계를 준비했던 것과는 달리 아직 이 상무보는 코오롱 그룹사 지분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 상무보의 나이가 어린 만큼 상당기간 경영 수업에 전념한 뒤 지분 승계를 고민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