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트뤼도 총리, 세제 개혁안 역풍…미국에 기업 빼앗긴다는 우려 속출

입력 2017-10-2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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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한 중소기업 지원한다는 트뤼도 정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오타와/AP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오타와/AP연합뉴스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정부가 내놓은 세제 개혁을 향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대적인 감세안을 빼든 가운데 트뤼도 총리도 세제 개혁을 강조하며 시선을 끌고 있다. 트뤼도 정부는 지난 7월 한 해 영업이익이 50만 캐나다달러(약 4억4880만 원) 이하인 영세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세제 안을 발표했다. 현재 중소기업의 법인세율 10.5%를 내년 1월까지 10%, 2019년에는 9%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지난주 트뤼도 총리는 “정부는 소수 특권층을 보호하길 원하지 않는다”며 중소기업 지원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제안의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은 채 “앞으로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트뤼도 정부가 주장한 중소기업에 포함되는 기업이 너무 적다며 기업들은 크게 반발하는 모양새다. 소규모 기술 기업을 운영하는 알렉산더 클루이브 대표는 “나는 트뤼도가 정의한 중산층과 똑같은 규모의 집, 자동차,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는데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분노했다. 그는 “트뤼도 정부는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법인세를 고수하는 미국은 최근 대규모 감세안을 내놨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0%로 내리는 파격 인하안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자 미국보다 법인세가 낮았던 캐나다에서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캐나다 캘러리대학의 공공정책 연구소 잭 민트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가 세제 개혁을 실행하면 캐나다는 기업 유치에서 불리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 15년간 캐나다인이 운영하는 기업이 급증했다며 이는 낮은 법인세가 그만큼 기업들에 이점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윌리엄 모르노 캐나다 재무장관 “우리는 애초에 설정한 목표를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수에게 기회를 주는 정책은 지양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대럴 브리커 대변인은 클루이브 대표처럼 캐나다 정부의 정책이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냈다. 브리커 대변인은 “캐나다에서 대부분의 사업자들은 미국 월스트리트의 늑대와 비교할 수 없다”며 “미국에서 일어나는 분열적인 현상은 캐나다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캐나다에서 나타나는 부 쏠림 현상은 미국만큼 심하지 않다. 2014년 기준으로 캐나다에서 임금 소득자 상위 1%에 속하는 사람의 연평균 임금은 22만5100캐나다달러였다. 반면 미국 버클리 에마뉴엘 사에즈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에서 임금 소득자 상위 1%는 연평균 최소 44만4000달러의 소득을 올린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기관 나노스 따르면 세제 개혁 논쟁으로 트뤼도 정부의 지지율은 떨어졌다. 지난 4월 43%에서 이번 달 중순 35%로 하락한 것이다. 앵거스리드연구소의 샤치 쿨 연구원은 “지난 2015년 11월 취임한 트뤼도는 취임 2주년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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