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국감] 산업위, 공론화위 놓고 공방…“대의민주주의 어긋” vs “성숙된 시민의 결정”

입력 2017-10-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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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23일 진행한 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신고리 5·6호기 건설재개 결정을 놓고 여야 간에 날카로운 설전이 오갔다.

야당 의원들은 공론화가 대의 민주주의에 위배되며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점을 문제삼았고 이에 여당 의원들은 성숙된 시민이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 결정한 과정이라며 반박했다.

우선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정부 주도의 탈원전 홍보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조성됐음에도 시민참여단의 냉철한 이성으로 올바른 결정이 내려진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건설재개 결정으로 문재인 정부의 무책임한 행태까지 덮을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공론화위 활동 3개월 만에 1000억 원이 허공으로 날아갔고, 이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갈등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도 없다"며 "합법적 절차를 통해 발전소를 아무런 절차없이 멈춰세웠던 무모함과 정책 결정의 책임을 일반 국민에게 떠넘긴 비겁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론화 방식을 다른 사회적 갈등 현안에도 확대 적용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공론화가 이해관계 첨예하게 대립하는 여론조사방식으로 흐를수 있다는 데 깊은 우려가 있다"면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해야 하는 정책 결정을 비전문가에게 맡기는 거 자체가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가 국가백년대계를 두고 도박을 하고 있다는 것이 비단 이번 만이 아니길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면서 "권고를 계기삼아 국민들의 뜻과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밀어부치고 있는 정책을 원전재검토해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은 "공론화위와 관련한 국무총리 훈령을 보면 신고리 건설 중단과 관련된 사항만 다루도록 하고 있는데, 공론화위 발표에선 원전 축소와 탈원전 정책에 관해서도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며 "훈령 범위를 넘어서 정책 제안까지 하고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게 된 경위를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같은당 조배숙 의원도 "분명한 것은 공론화 과정의 투명성을 인정하다 하더라도 공론화위가 결론을 낼 수 있는 정당성에 대한 확실한 법적 근거가 없고 하자까지 치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치 않는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중단을 대선공약으로 내걸었으면 전문가들로부터 양론을 듣고 그게 어려울 경우엔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 이해를 구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공론화가 어느 정도의 순기능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민주정치, 의회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이라며 "'시민들의 결정이 의회의 결정보다 낫다'는 표현은 우리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 아니냐. 과도한 발언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은 공론화 과정에 대해 "나름대로 3개월동안 1000억 원이 들었지만 의미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앞으로는 전력수급계획이나 신규 건설이 계획된 6기 원전 문제를 직접 민주주의 방식으로 국회로 넘겨 국회에서 이 문제를 깊이 있게 감사하고 감사 이후에도 관련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정부가 이미 정해진 결론을 짜여진 각본으로 하는 게 아니냐', '불법, 편법적 조치가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성숙된 시민의 공론화 과정으로 좋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생각한다"며 "찬반이 있지만 과정 자체가 공정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수용되는 분위기"라며 공론화 과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홍 의원은 4대강 사업과 자원개발 사업 등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됐던 사업의 손실을 언급하며 "정권이 선거에 승리했다고 모든 것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국회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과정이 국회를 무시했다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이번 결정을 바탕으로 국무회의와 해당 상임위를 중심으로 협의 과정이 수반될 수밖에 없으며 필요할 경우 미비한 입법 보완은 국회의 몫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도 "공론화위의 결정이 대의민주주의 원칙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는데 대의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금 정치학회서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대의민주주의 큰 흠결은 국민과 대리인과의 괴리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을 도외시하고 대의민주주주의가 절대 진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권칠승 의원은 "공론화위 활동 결과보다는 방식에 대한 반론이나 문제제기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본격적으로 이러한 과정으로 정책을 결정한게 첫 사례. 과정서 문제제기하고 더 나은 방식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원전 축소 결정이 나온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데, 원전 축소는 여기 계신 교섭단체의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공약했던 것"이라며 "심지어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울산시청에서 지난 4월 지역 공약을 발표했을 때 원전 건설을 지양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홍준표 대표가 탈원전을 찬성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원전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탈원전 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고, 대통령이 국회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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