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은행업지수는 전 걸일 대비 2.49% 하락하며 코스피 전체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는 우리은행이 3.13% 떨어진 1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기업은행(-1.72%), 신한지주(-1.38%), 하나금융지주(-0.85%) 등이 약세를 보였다. BNK금융지주(-1.00%), DGB금융지주(-0.97%), 광주은행(-0.83%) 등 지방은행도 함께 밀려났다.
‘10ㆍ24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를 하루 앞두고 규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이날 정부와 여당간이 당정협의에서는 총부채원리금상비율(DSR) 도입 등의 내용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투자심리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관들이 은행주를 1000억 원 이상 팔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 문턱을 넘어선 점도 은행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연말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자 은행들이 앞다퉈 대출금리 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주택담보대출이 위축을 우려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은행업종의 주가가 정부의 ‘10ㆍ24 대책’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 정부의 정책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시중은행들이 신규 대출을 크게 줄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금리 상승으로 이자수익이 늘면 NIM(순이자마진)이 개선되고 비용이 줄어들게 돼 양호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김인 연구원은 “은행들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신규대출 없이 기존 집단대출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던 상황”이라며 “은행의 3분기 실적 또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대문에 이번 정부 대책 발표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