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대 1…아마존 제2본사 유치전 후끈

입력 2017-10-24 09:40 수정 2017-10-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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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제2본사 건설을 위해 북미 전역을 대상으로 벌인 ‘오디션’에 238개 도시가 도전했다.

23일(현지시간) 아마존은 제2본사 유치전에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도시 238곳이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미국 43개 주와 워싱턴, 푸에르토리코, 멕시코 3개 주, 캐나다 6개 주 등이다. 아마존은 트위터를 통해 “각 도시를 살펴볼 일이 흥분된다”며 뜨거운 유치 열기에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아마존은 지난달 제2본사 후보지 유치 신청을 받으면서 향후 50억 달러(5조6440억 원)를 투자하고 5만 명 이상을 고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경제 효과를 기대한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치열해졌다. 아마존은 지난해 13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전 세계에서 38만 명을 고용했다. 올해에만 3만9000명이 늘었다. 시애틀타임스는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은 다른 도시에 비해 실업률이 낮은 편이며 아마존이 2010~2016년 시애틀 경제에 38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도 아마존의 경제적 효과에 동의한다. 경제학자 엔리코 모레티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교수는 아마존 제2본사 유치는 “다른 거래들보다 월등히 좋은 게 분명하다”고 호평했다. 아마존 본사를 유치하는 게 올림픽 등 스포츠 경기 개최나 제조공장 건설보다 도시 경제에 이롭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 본사를 유치하는 도시는 숙련되고 유능한 근로자들이 모이는 ‘기술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일부 아마존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 자신만의 기업을 창업함으로써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고학력 인재들이 모이면서 도시의 평균 급여가 오른다. 경제컨설팅 회사 EMSI는 2012~2016년 미국 100대 도시 중 5곳에서만 연평균 2% 이상의 급여 인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새너제이,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 위스콘신 주 메디슨이다. 이 중 위스콘신대학이 위치한 메디슨을 제외한 4곳은 IT 허브 도시이다.

모레티 교수는 아마존과 같은 하이테크 기업들은 ‘클러스터링 효과’를 창출한다면서 “기술 인재들이 가까이 일하면서 아이디어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임금 하이테크 일자리가 도시의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자체들은 인적 자원과 세금 감면, 국제공항과의 접근성 등을 내세워 아마존을 유혹하고 있다. 각종 세제 혜택도 제안한다. 시카고는 22억5000만 달러에 이르는 세제 혜택 제공을 약속했고 뉴저지 뉴어크는 10년에 걸쳐 70억 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색적인 이벤트도 있었다. 뉴욕 시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아마존을 상징하는 오렌지빛으로 물들였다. 애리조나 주 투손 시는 6.4m짜리 선인장을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냈다. ‘아마존이 투손에서 대형 선인장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조지아 주 스톤크레스트는 제2본사를 유치하면 이름을 ‘아마존 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제2본사 유치를 위한 조건으로 재정적 인센티브 외에도 몇 가지를 제시했다. 100만 명 거주 대도시 인근 지역이어야 하고 최고의 기술 인재 고용이 가능해야 한다. 또한 국제공항에서 45분 이내 거리에 있어야 하며 향후 10년 동안 본사를 800만 평방피트(74만3224㎡)까지 확장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제2본사 유치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한다. 인력이 유통업으로만 몰려 제조업 일자리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다. 지역적 불균형을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나친 세제 혜택 경쟁에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샘 리카르도 새너제이 시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학교, 인프라 등 편의시설에 세금을 투자하는 것은 수년간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기업에 대한 세금 공제보다 더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아마존의 성장에 세금을 쓸 수 없다”고 반발하며 “아마존이 우리의 이웃이 된다면 세금 감면을 포기하고 시민 건강을 위해 투자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제2본사 건설지 최종 결정은 2018년에 이뤄진다. 베조스 CEO는 내년에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며 시애틀 본사는 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WSJ는 본사를 분할해 제2본사를 두는 것은 미국에서 전례 없는 일이라며 본사 분리 성공 여부에 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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