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캐나다산 원유 도입하나

입력 2017-10-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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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가 원유 도입처 다변화를 위해 캐나다산 원유 등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높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경쟁력 있는 비중동산 원유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이다.

24일 로이터 등 외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다양한 국가의 원유를 수입하기 위해 캐나다 원유가 정제 시설에 적합한지 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 글로벌사업본부장 장지학 부사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캐나다 원유 시장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관련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캐나다산 원유 도입 카드를 만지는 것은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다. 중동산 원유는 중동 정세에 따라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어 원유 공급의 불안정성이 높다.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늘리면 원유를 한층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월 이 같은 이유로 올해 미국산 원유 200만 배럴을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특히 최근 비중동산 원유의 도입이 다소 쉬워졌다는 점도 현대오일뱅크가 캐나다산 원유 도입을 고민하는 이유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 이후 중동산과 미국산의 원유 가격이 역전된 것은 물론 미국산 원유 도입에 필요한 운송비도 이전보다 저렴해지면서 중동산 원유만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두바이유와 WTI유 가격은 배럴당 55.13달러, 51.47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비중동산 원유 비중 확대 전략은 현대오일뱅크만의 일은 아니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원유 도입국 중 중동 지역 국가들의 비중이 물량 기준 87.22%에 달한다. 이 같이 높은 중동 비중을 낮추기 위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 다른 국내 정유사 역시 미국과 러시아 등으로 원유 도입국을 확대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처음으로 미국산 원유 200만 배럴을 도입했고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인 SK에너지 역시 지난 7월 미국산 원유 100만 배럴을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외에도 러시아, 멕시코 등지에서 원유를 수입했다.

다만 현대오일뱅크가 단기간에 캐나다 원유를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산보다 먼저 도입을 결정한 미국산 원유도 장기 계약이 아닌 WTI유 가격 하락에 따른 스팟성(일회성) 계약을 맺고 들어온 상황에서 캐나다산 원유를 들여오기엔 가격 경쟁력이 미국산보다 떨어지기 때문이다. 브렌트유는 두바이유나 WTI유보다 배럴당 4~6달러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만약 도입이 결정되더라도 가격 경쟁이 가능한 물량에 한해 스폿 계약 형식으로 들여올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캐나다를 포함해 전 세계 유종을 도입 검토 대상으로 올려두고 있다”며 “캐나다 원유도 검토 결과 정제성이 맞는다고 판단되면 도입할 것이지만 단기내에 들여올 예정인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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