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요금제’ 정부·업계 모두 난감… 내년 시행 ‘적신호’

입력 2017-10-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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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과기정통부 종합국감서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를 듯

통신비 인하 방안 중 하나로 내년 초 시행을 앞둔 보편요금제가 관계부처와 통신 업계 등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암초를 만났다.

24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와 알뜰폰 업계 등 이동통신 관련 당사자들이 보편요금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과기정통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통신비 부담 경감’이라는 입법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부의 가격 개입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부가 최저가를 정하고 기업에 이를 따르라고 하는 것은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며 “기업들이 자발적인 경쟁을 통해 통신비 인하가 이뤄져야지 국가 주도적인 강압적 통신비 인하는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인한 서비스 품질 저하 등의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 격인 국정자문위원회는 통신비 절감을 위해 내년부터 월 2만 원에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 1GB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를 내놨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올 연말 정부, 전문가, 업계, 시민단체 등을 포함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출범해 내년 1분기 내에 보편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통사가 과기정통부에 공식 문서를 통해 보편요금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명확히 한 데다 알뜰폰 업체들까지 반대하고 있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2만 원대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알뜰폰 요금제와 겹쳐 부담스럽다”며 “올해 6월까지 마무리됐어야 할 알뜰폰 망 도매대가 인하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보편요금제까지 도입되면 이중고에 빠진다”고 하소연했다. 알뜰폰 업체들은 일단 도매대가 인하 협상이 먼저라는 주장이다.

정책 자체를 국정기획위가 추진한 탓에 과기정통부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앞서 선택약정 25% 인상을 둘러싸고도 업계가 행정소송 불사까지 거론하며 대립각을 세우던 것을 간신히 봉합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업계와 또다른 갈등 요인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통사 반발에도 입법 절차를 강행할 경우 위헌 소송과 행정 소송 등 또다시 일이 커질 수 있어 입법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와 이통사가 이견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미 선택약정 25% 인상에서 한발 물러섰던 이통사로서는 이번만큼은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보편요금제는 당장 30일 예정된 과기정통부 확감(종합국감)에서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당과 야당 모두 과도한 규제라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은 통신비 인하라는 명분에 동의하면서도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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