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시바, 주총서 반도체 사업부 매각 승인

▲도시바. 사진=AP연합뉴스

도시바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를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도시바는 이날 오전 임시 주총을 열어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한미일 연합에 매각하는 안건을 승인하고 10명의 이사 선임안 등의 표결을 진행했다. 쓰나가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이날 주총이 시작되자마자 메모리 사업부 매각이 지연된 것에 대해 “주주들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미일 연합은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주도하고 한국 SK하이닉스와 미국 애플, 일본 광학기기 제조업체 호야 등이 참여했다. 앞서 도시바는 지난 9월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한미일 연합과 도시바 메모리를 2조 엔(약 19조8645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주총에서는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매각안건과 함께 올해 6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받지 못했던 2016회계연도 결산안과 쓰나가와 사장 재임을 포함한 임원 선임안 등 주요 안건 3건이 모두 승인됐다.

앞서 이달 초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앤코는 쓰나가와 사장을 포함한 도시바 이사 전원이 지난 수년간 회계 부정과 잘못된 경영판단으로 도시바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이들 10명 이사 중 9명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권고한 바 있다. 이날 결정에 대해 글래스루이스 측은 쓰나가와 사장 리더십 하에 발생한 회계 부정 사건에 대한 우려를 거듭 지적했다.

이날 주총에서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 매각안이 승인되면서 미국 원자력 사업에서 발생한 거대한 손실로 몸살을 앓던 도시바의 경영 재건을 위한 노력도 한층 탄력받게 됐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시바 주식의 상장 유지를 위해서는 내년 3월 말까지 매각 절차를 매듭짓고 자본잠식을 해결해야 한다. 자본 잠식을 해소하지 못하면 도시바는 상장 폐지라는 굴욕을 겪게된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특히 협력사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WD는 도시바의 반도체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막아달라며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했으며 이에 대한 법정 심리가 11월에 시작된다. 여기에 각국의 반독점 당국이 반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중국 반독점 심사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3월 안으로 매각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