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재외 인도인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 세계에서 재외 인도인은 약 3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은 자국시장과 세계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소개했다. 재외 인도인은 중국의 화교(華僑)와 비교돼 ‘인교(印僑ㆍ재외 인도인)’로 불리기도 한다.
캐나다 비료업체 엔칸토포타쉬는 올해 인도 농업협동조합에 칼륨을 20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캐나다에는 포타쉬코퍼레이션 등 엔칸토포타쉬를 능가하는 업체가 있지만 장기계약에 성공한 배경에는 재외 인도인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시아ㆍ중동ㆍ북아프리카 담당 이사인 줄피콰르 가디야리가 그 주인공이다. 인도에 폭 넓은 인맥을 가진 그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가디야리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별도로 개인회사를 보유해 세계 각국 기업의 인도시장 진출을 돕는 한편 인도 기업의 중동 진출 컨설팅 역할도 맡고 있다. 그는 “UAE 인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930만 명이며 이 중 절반가량이 인도, 파키스탄 출신이거나 그 자손들”이라며 “이 인맥을 활용하면 인도에서 사업을 전개할 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뭄바이 시내에서는 인도 주재 에콰도르 영사관이 자국 식품을 소개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에콰도르 대사관과 함께 해당 이벤트를 주최한 이는 인도 스타트업 알라미코솔루션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알람 쿠르시드다. 그는 일본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일본어가 유창하다. 인도 진출 일본 기업의 시장조사와 컨설팅, 일본 식품 수입 판매 등의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이를 다른 나라로도 확대하는 것이다. 세계와 모국을 잇는 재외 인도인의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 재외 인도인은 주로 소규모 상점을 열거나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제조업과 IT 분야로의 진출이 활발하다. 재외 인도인을 대표하는 경영자로는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르미탈의 락시미 미탈 CEO와 말레이시아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의 토니 페르난데스 CEO 등이 있다.
경제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인도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관심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인도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 2분기에 104억 달러(약 11조7700억 원)로,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아울러 인도에서도 타타그룹처럼 해외 진출을 노리는 기업이 점점 많아져 재외 인도인이 활약할 장(場)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